이 책은 인류 역사상 유례없이 식품이 풍부하게 생산되고 있는 오늘날, 사람들은 정작 더 가난해지고, 병들고, 비만에 시달리는 이유를 묻고 있다. 또 광우병이나 이콜리 감염 시금치 사태와 농장동물들의 비참한 상태, 옥수수에탄올에 대한 보조금과 전 세계 기아, 유전자변형 작물을 둘러싼 소유권 분쟁, 아몬드를 수출하기 위해 완두콩을 수입하며 배출하는 온실가스, 대형 할인매장에 값싸게 공급하는 식품을 생산하느라 저임금과 농약 오염에 시달리는 농업노동자와 같은 현실들을 이어주는 고리가 바로 식품시스템―식품을 생산‧가공하고, 유통하고, 소비하는―임을 밝힌다.

 

이 식품시스템의 제어권을 두고 생산자와 소비자, 기업과 정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해관계의 대립과 갈등이 과학, 경제, 정치, 환경, 사회 나아가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근본 원인이라는 것이다.

 

오늘날 미국의 식품시스템은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때문에 이 책이 분석하고 있는 현상은 단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지구적인 문제, 즉 우리 모두의 문제로 볼 수 있다. 우리가 장을 봐 매일 밥상에 올리는 식품은, 단순히 끼니를 떼우기 위한 차원이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다.

 

책은 이런 시스템을 극복하기 위해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식품을 선택할 권리, 즉 식품주권을 되찾을 처방도 함께 제시한다. <잡식동물의 딜레마>를 쓴 마이클 폴란과 친환경적 농법으로 폴리페이스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조엘 샐러틴은 기존의 식품시스템이 아무리 거대하고 공고해 보일지라도, 우리가 지금 당장 몇 가지 행동을 함으로써 균열을 낼 수 있음을 역설한다. 바로 지역에서 나는 것을 먹고, 제철에 나는 것을 먹는 것 그리고 텃밭을 가꾸고 직접 요리를 해서 먹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특히 마이클 폴란은 혼자서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빨래 건조기를 쓰지 않고, 쇠고기를 먹지 않는다 한들, 다른 곳에서 쇠고기의 소비량이 늘고, 화석연료를 소비하는 자동차가 늘어간다면 지구 환경의 파국을 막는 데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회의를 표한다. 그는 그러나 이런 회의야말로 제도와 정책에만 기대어 개인으로 하여금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게 만드는 생각이라고 질타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먹을거리를 조금이라도 길러보는 작은 행동이 지구의 운명을 바꾸고, 삶의 양식 자체를 바꾸는 시작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책은 나아가 다음 세대의 건강과 바른 식생활을 위한 학교급식 개선 방안, 개인의 건강과 지역공동체의 건강을 함께 지킬 수 있는 직거래 사례 등을 제시하며, 산업화된 식품시스템에서 독립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지속 가능한 농업과 식품 생산 그리고 유통과 소비만이 아이들에게 지구를 물려줄 수 있는 길이라고 역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