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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히치하이킹>경제 2010. 12. 30. 16:12
요즘 가장 뜨거운 트렌드가 ‘트렌드’가 되고 있다고 한다. 트렌드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점점 커져서, 이젠 이를 더 빨리 포착하고 활용하려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트렌드를 우선적으로 알아야 할까?
과거엔 트렌드를 모르거나 둔감해도 별 문제가 없었다. 단지 조금 어색하고 불편할 뿐이었다. 조금 노력하면 금방 따라가거나 흉내 낼 수 있었고, 주기도 길었으며, 속도도 느렸다. 하지만 이젠 트렌드에서 멀어지면 도태되고 소외되며 기회에서도 멀어진다. 한 번 멀어지고 도태되면 다시 따라가기 쉽지 않다.
트렌드는 남들이 아직 보지 못한 것을 먼저 알아보는 눈에서 나오기도 하고, 남들이 간과한 숨은 키워드 속에서 보석 같은 연결고리를 찾아내는 머리에서 나오기도 한다. 또 남들의 귀와 눈을 사로잡아 자신이 유리한 방향으로 이끄는 입에서 나오기도 한다. 결국 트렌드를 만들어 유도하건, 먼저 읽어내고 기회를 찾건, 뒤따라 편승하건 간에 모두에게 트렌드는 ‘기회의 땅’인 것이다.
<트렌드 히치하이킹>은 오는 2011년부터 2015년 사이에 부각될 트렌드이자 새로운 기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무작정 기다린다고 해서 아무거나 다 유행이 되진 않는다. 그 길목을 잘 노리는 것도 요령이기 때문이다. 책은 중요한 현재 트렌드를 제시하고, 이후 다가올 미래 트렌드도 예측하고 있다. 최근 눈에 띄는 트렌드를 ‘히치하이킹’하는 과정을 통해 그 배경과 원인, 트렌드의 실체와 그 속에 숨겨진 기회와 위기, 그 결과와 마무리, 그리고 이후의 트렌드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 등을 살펴본다.
책에 따르면, 향후 5년간 트렌드를 지배할 코드는 ‘ME&WE’이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68가지 세부 트렌드를 전체적으로 아우르는 큰 흐름이 바로 ‘ME&WE’ 안에 들어있는 6가지 트렌드 코드다.
ME는 말 그대로 ‘나’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트렌드다. 서비스와 비즈니스에서의 개인화의 심화를 비롯해 1인 가구 증가와 독신이 만들어낸 싱글화의 가속, 1인 기업의 확대, 사람들이 자신을 브랜드화시키는 퍼스널브랜드 현상의 심화 등에서 다양한 세부 트렌드가 만들어진다. 사실 ME는 수년 전부터 부각돼온 트렌드 코드였지만, 2011년을 기점으로 더욱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나’라는 개인적 트렌드에서 가장 대두될 공동의 코드가 바로 미디어 확장과 엔터테인먼트이다. 개인 중심적 트렌드가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에서의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내고, 나를 고립시키는 트렌드에서도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의 더 많은 소비를 부추기기 때문이다.
ME의 M은 미디어 확장(Media Extension)을 담고 있다. 스마트 미디어의 급속 확산을 통해 올드미디어가 미디어 시장에서 급격히 퇴조하는 반면, 새로운 미디어 기회를 둘러싼 치열한 전쟁도 연일 치러진다. 애플이 아이카(iCar)를 만든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 없다. 이미 전자업계가 자동차업계를 노리고 있고, 자동차는 엔진 중심에서 전자 중심으로 급격한 진화를 이뤄내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의 미디어 확장에 따른 반애플연대의 파상공격도 거세질 것이며, 애플의 위기도 가능성을 높여갈 것으로 점쳐진다.
이와 함께 개인 중심의 미디어가 주류 미디어의 영역과 결합하며 시너지를 증폭시키며, 미디어의 활용 분야가 전 방위로 확장하게 된다. 개인의 사회적 정보생산능력과 여론생산능력이 성장하는데 미디어 확장이 결정적 기여를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역사상 가장 강력한 개인의 시대를 맞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ME의 E는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를 담고 있다. 미디어 확장에 맞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확장도 큰 기회로 성장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사상 최대의 성장세를 보이며, 1020세대에선 거의 모두가 연예인 지망생이라 할 정도로 연예 분야에 대한 사회적, 경제적 지위는 점점 더 높아진다. 개인이 만들어내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도 비즈니스가 될 정도로 미디어 시장은 다양화된다. 이와 연계된 비즈니스 기회도 많지만, 사회문제 역시 위험요소로 크게 부상한다. 개인들의 미디어 소비이자 콘텐츠 소비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콘텐츠 비즈니스에겐 절호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워커홀릭에서 탈피한 중년들이 하비홀릭을 비롯한 엔터테인먼트적인 즐길 거리에 과감한 투자와 관심을 집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먹을거리를 자급자족한 경험이 있는 밴쿠버 시민은 전체 인구의 44%에 달했으며,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을 맞아 2010개의 도시 텃밭을 조성했다. 밴쿠버가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6년 연속 꼽힌 데에도 시티파머의 역할이 컸다. 뉴욕에는 옥상에 텃밭을 둔 빌딩만 600여 개가 넘는다. 런던 사람의 약 14%가 자기 집 마당에 농작물을 키우는가 하면, 공공 기관이 운영하는 임대 텃밭은 10년 이상 기다려야 차례가 돌아올 정도로 인기가 높다. 현재 740여 개의 공동 임대 텃밭에 3만 6000여 구획이 있고 그곳에서 3만여 명이 농사를 짓고 있다. 런던의 도시 농업을 이끄는 캐피털그로스에서는 2012년 런던 올림픽 때까지 시내에 2012개 텃밭을 새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 성공회는 교회 소유의 광대한 토지를 임대 텃밭 용도로 기부할 계획이다. 도시 녹화 사업에 적극적인 도쿄에는 5000개 빌딩 옥상에 녹지가 조성되어 있고, 시민 농원과 체험 농원 500여 곳에 약 3만 2000개의 구획에서 시티파머가 농사를 짓고 있다.
WE는 ‘우리’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트렌드다.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전 방위적인 연결과 소통을 지향하는 트렌드는 더욱더 확장될 것이며 ‘함께’라는 공동체의식이 공정무역을 비롯한 착한소비이자 사회적 소비를 확산시켜 준다. 사회적으로는 하우스푸어, 워킹푸어, 영푸어, 올드푸어 등 푸어의 전성시대를 맞아 ‘부자’ 신드롬 대신 가난을 행복하게 잘 받아들이는 방법인 ‘웰푸어’ 신드롬이 거세질 수 있다. 행복의 우선순위에서 돈 대신 다른 가치를 ‘우리’를 중심으로 찾자는 운동도 거세질 전망이다. 아울러 소셜 네트워크가 만들어낸 ‘우리’란 의식이 현실적으로 한계를 가지면서 ‘세상과의 소통, 가족과의 단절’이란 아이러니를 낳게 된다. 우리의 개념이 넓게 확장되나, 깊어지지 못하는 셈이다.
WE의 W는 여성(Women)을 담고 있다. 여성의 지위가 점점 높아지고, 여아 선호 사상이 대세가 되는 트렌드를 말한다. 특히 남녀 성비 불균형에 따라 결혼적령기 남자 중 상당수는 결혼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처지가 되는데, 오히려 여성들은 골드미스를 비롯해 더욱더 싱글을 지향하고 있어 결혼 못하는 남자들의 비율은 급증하게 된다. 이에 따라 남녀연애관계에서 여자가 주도권을 더 가질 소지가 높고, 나쁜 남자 대신 나쁜 여자, 착한 남자가 득세할 수 있는 그림이 나올 수도 있다.
자발적 초식남들의 급증에 따른 소비타깃으로서의 가치도 높아진다. 이혼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면서 이혼식을 비롯한 이혼산업이 성장하며, 여자들의 이혼에 대한 태도도 좀 더 적극적으로 변모하게 된다. 남아 선호 사상이 결국 여자들의 지위를 점점 높이고 있으며, 결국 여아 선호 사상까지 이르게 만든다. 이 시기에는 남녀관계에서 나오는 트렌드, 여자를 중심으로 나오는 트렌드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확산될 수밖에 없다. ‘우리’라는 사회적 공동체에서 가장 대두될 공동의 코드가 바로 여성과 환경이다. 사회의 중심축으로 완전히 역전한 여성들이 보여줄 변화와 환경에 대한 전 방위적인 관심이 우리를 사로잡고, 우리 또한 그 속에서 여성과 환경에 대한 아낌없는 지지를 보내는 중이기 때문이다.
영국에는 춤출 때 바닥을 두드리는 에너지Dance Energy를 전기 에너지로 바꿔 클럽의 필요 전력 60% 정도를 해결하는 클럽4클라이미트Club4Climate라는 나이트클럽이 있다. 이른바 댄스 동력 나이트클럽Dance-powered Nightclub인데, 춤출 때 나오는 운동 에너지를 클럽 바닥아래에 있는 장치를 통해 전기로 만들어낸다. 이 전기로 더 신나게 춤추도록 클럽의 스피커를 크게 울리게 하고, 사이키 조명도 돌린다. 춤출 때 생기지만 그동안은 버려져왔던 운동 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도 아끼고, 에너지 절감만큼의 탄소 배출 절감도 이룬다.
WE의 E는 환경(Environment)을 담고 있다. 사람들의 친환경에 대한 인식이 좀 더 적극적인 수준으로 진일보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도심 농사를 뜻하는 ‘시티팜’이 주류 트렌드로 급속히 성장할 것이고, 이를 둘러싼 비즈니스 기회도 속출하게 된다. 기업의 그린마케팅이 컬러마케팅을 중심으로 하는 초기 단계를 벗어나 진짜 리얼 그린 마케팅으로 적극적으로 진화하게 된다. 녹색보호무역이 산업의 쟁점이 되고, 마케팅 전략에서 친환경을 좀 더 공격적으로 활용하게 된다. 에너지 제로 하우스가 본격 등장하게 되고, 주택의 에너지 절감률은 주택업계 주요 이슈로 부각된다.
이와 함께 속도를 지향하던 운송과 자동차 등에서 속도 지향주의를 버리고 느림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가지게 된다. 속도를 낮추면 친환경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부와 성공을 지향하던 사람들이 대거 슬로비족으로의 전환하면서 자연과 환경에 조화로운 삶을 지향하는 태도도 부각된다. 환경이 관망하고 관심을 가지는 대상에서, 적극적으로 누리고 함께하는 대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책은 기회와 위기가 고루 숨어 있는 트렌드를 통해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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