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실리 알렉산드로비치 수호믈린스키(1918∼1970). 그는 국·내외적으로 높은 명성과 영향력을 가졌던 러시아의 교육 이론가이자 실천가다. 그는 서른 살에 고향 마을 파블리슈의 중학교 교장에 취임해 이십년 동안 교단에서 풍부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이를 바탕으로 40여 권의 저서와 600여 편의 논문을 집필한 바 있다.

 수호믈린스키는 공산주의 교육에 대해 당의 명령을 고분고분 수행하는 사람들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고하는 인격들’을 형성하는 과정으로 이해했다. 그는 ‘즐거운 노동으로서 교육’이라는 체계를 만들었다. 학생들의 세계관 형성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으며, 교육에서 교사의 언어, 서술의 예술적 문체, 아동과 함께 옛날이야기와 예술 작품을 만드는 작업에 중요한 몫을 할당했다.

 

수호믈린스키는 ‘미 교육’을 위한 복합적인 미학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런 교육체계는 권위적인 교육과 대립했으며, 공식적인 교육계로부터 ‘추상적 휴머니즘’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그의 사상은 많은 학교들에서 구현됐으며, 이를 통해 V. A. 수호믈린스키 국제협회와 국제 수호믈린스키 연구협회, 수호믈린스키 교육박물관(파블리슈 학교 소재. 1975년 건립)이 만들어졌다.

 

<선생님들에게 드리는 100가지 제안>은 수호믈린스키가 현장의 교사들을 위해 집필한 것이다. 그는 교장 재임 중에도 선생님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제안과 조언을 함께 나눴다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학교업무, 인성교육, 노작교육, 독서교육, 교원사업과 같은 교육전반의 문제들에 대해 선생님들에게 제안 형식의 문제제기를 하고 해답을 찾았다.

 

수호믈린스키는 도덕 교육, 지식 교육, 노동 교육, 체육, 미적 교육이 유기적으로 상호연관돼 있으며, 이의 조화와 균형 있는 배움이 아이들의 전면적 개성 발전에 결정적 작용을 하고 조화로운 교육으로 가는 길로 보았다.

 

수호믈린스키는 도덕에는 역사적 계승성이 있으며 전 인류의 기본적이 도덕규범이 존재한다고 보았다. 도덕교육이 가장 주도적으로 작용하며, 이 바탕에서 지식교육을 학교 수업에서 실행하데, 지식교육은 지식을 습득해 올바른 세계관을 수립하고 인식 능력과 창조력을 발전시키며 일생동안 자기의 지혜를 풍부히 하려는 욕구와 지식을 실천에 운용하려는 욕구를 키워주는 것이 지식교육의 핵심으로 보았다.

 

수호믈린스키는 젊은이들을 자각적 적극적으로 사회적 생산에 참가하여 사회의 물질 및 정신 생활에 참여하도록 하는 노동교육이, 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구현되고 발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호믈린스키의 조화로운 교육은 모든 사람에게 깊이 숨어 있는 마음속의 재부를 발견하는 것이다. 교육은 바로 모든 사람이 자신에게 부여된 천품이 모든 분야에서 자기를 가장 원만하게 표현하도록 하는 데 있다. 자신을 충분히 표현하는 것, 바로 이것이 사회의 행복이며 또한 개인의 행복이다.

 

이 책에 나오는 교육제도와 교육철학, 사회·역사적 환경은 지금 우리의 상황과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여기에 나오는 제안들은 오랜 기간 교직에 헌신한 지은이의 생생한 경험담이다. 아울러 교육학적 가치가 있는 개념에 대한 설명이기도 하다. 구체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경험적 원리로 간단명료하게 설명함으로써 늘 시간에 쫓기는 선생님들에게 이론연구 못지않은 도움을 주고 있다. 지은이가 제기하는 교육 방법론과 철학은 주입식 교육과 점수 따기 경쟁 교육으로 치달아 가는 우리의 교육현장을 뒤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가령 ‘하루는 24시간뿐인데 선생님은 어디서 시간을 낼 수 있나?’라는 문제의식은 도대체 이 나라의 어떤 교육학원론과 교육청의 숱한 공문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아닌가 하는 의궁심을 나타낸다. 또 ‘학습속도가 더딘 학생 가르치는 법’에서는 ‘경쟁의 원리’를 대신하는 ‘새로운 인간교육의 꿈’을 찾아보게 한다.

 

책은 각 제안마다 하나의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실제경험과 결부시켜 하나의 이치로 설명하고 있다. 전체 교육에 일반화시킬 수 있는 합법칙적 문제에 대해 심오한 견해를 제기하면서 깊이 있는 내용을 간단명료하게 서술하고 있다. 이에 선생님들이 교육이론을 연구하며 실제 문제를 분석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만하다.

 

무엇보다 이 책은 아이들과 학부모, 선생님, 그리고 모든 교육주체들이 함께 공부하는 꿈을 만드는데 있다. 이제 교육현장은 아이들에 대한 사랑, 가르침에 대한 열정, 서로 사랑하며 함께 살아가는 희망의 원리가 가득한 ‘살아 있는 배움터’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꿈은 학교, 학원, 가정에서 선생님, 학부모, 아이들 모두가 함께 가져야 하며, 학교에서, 학원에서, 방과 후 교실에서, 집에서 배우고 가르치는 이들 모두가 바로 교육주체란 설명이다. 이들의 생각이 바뀌어 비록 현실은 경쟁과 이윤추구의 교육산업이 지배하고 있지만,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적 실천은 생생하게 살아 있는 배움과 가르침으로 채워질 수 있다는 희망을 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