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분야 기술혁명이라고 불리는 ‘클라우드 컴퓨팅’. 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은 이제 우리 생활 전반에 변화의 물결을 일으킬 ‘생활 혁명’으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이미 클라우드 컴퓨팅의 혁명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을 통해 일상을 교류하고, 지메일을 통해 의견을 주고받으며, 구글 캘린더로 어디서나 자신의 일정을 확인하는 등 이미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컴퓨터를 통해 처리하던 일 모두 온라인 컴퓨팅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온라인에서 수행하고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하게 될 전망도 나오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과 더불어 이러한 혁명적인 변화들이 산업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어떤 경쟁 구도를 양산할 것인지, 나아가 일반인들의 생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설명하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컴퓨팅이 앞으로 닥칠 우리의 미래라고 단언하면서, 왜 이것이 우리의 미래가 될 수밖에 없는지를 확인시켜준다.

 

오늘날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와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를 이용하는 수억 명의 사람들은 이미 개인 컴퓨터가 아닌 클라우드에 정보를 저장하는 일의 이점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웹사이트 간 연결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분야의 선구자들 역시 낡은 고정관념을 버리고 대다수 컴퓨팅 어플리케이션들이 ‘저 바깥에서 떠다니는’ 클라우드에 자리 잡게 될 미래를 받아들였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클라우드를 주요 컴퓨팅 플랫폼으로 사용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것은 클라우드 컴퓨팅의 옹호자들에게 있어선 의심의 여지 없이 가장 어려운 도전이다. 그러나 이미 웹 2.0의 발전은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것의 이점을 명백히 인식하는 순간 대부분 그것을 받아들이게 됨을 보여준다.


 

최근 정부나 기타 단체들의 비밀 문건들을 입수해 인터넷상에 폭로하는 정보공개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굉장한 파장을 일으키며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에 위키리크스에 서버를 제공하던 아마존이 미국 내 비난 여론에 시달리게 되자 서버 서비스를 중단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아마존에서 서버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일반에게 알려진 ‘아마존’은 미국 최대 인터넷 서점이다. 그렇다면 이 두 곳이 다른 회사일까?

 

아니다. 위키리크스에 서버를 제공한 아마존과 인터넷 서점 아마존은 같은 곳이다. 미국 최대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은 서버 호스팅 서비스도 함께 하고 있는 차세대 클라우드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책에 따르면, 위키리크스 역시 클라우드 컴퓨팅과 주요한 연관을 갖는다. 위키리크스의 ‘위키’는 우리가 ‘위키피디아’와 ‘위키트리’ 등을 통해 자주 접한 바로 그 ‘위키’. ‘위키’란 인터넷의 새로운 혁명인 웹 2.0에서 말하는 ‘개인 간 컴퓨팅’의 주요 골자 중 하나로, 누구나 사이트를 통해 문서를 업로드하고 수정할 수 있어 여러 사람들이 함께 문서를 작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포괄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여러 사용자들이 여러 대의 PC에서 하나의 문서를 협업적으로 작성하기 때문에 작성되는 문서는 사이트가 호스팅되고 있는 별도의 서버에 저장된다.

 

위키리크스 역시 엄선된 전문가들이 내부고발자 등에 의해 유출된 정부나 단체들의 기밀문서를 검토해 신뢰도가 높고 파급력이 크다고 생각될 경우 위키리크스 사이트에 해당 정보를 올리는 것이다. 문서 작성이 익명의 다수에 의해 온라인상에서 이뤄진다는 점과 데이터가 외부 서버에 저장된다는 점, 누구나 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키리크스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의 대표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위키리크스의 논란과는 별도로 그 파급력이 전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친다는 점에서 위키리크스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위력을 방증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미 컴퓨터와 인터넷을 통해 게시판에 글을 올리거나 이메일을 주고받는 것과 같이 클라우드의 초기 단계를 밟고 있다. 클라우드가 본격적으로 IT 전반에 도입되게 되면, 컴퓨터는 MP3 플레이어나 e-북 리더,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클라우드에 접속할 수 있는 클라우드 디바이스 중 하나에 그치게 될 전망이다. 더불어 PC의 용량과 상관없이, 모든 클라우드 디바이스를 통해 온라인에 공개된 모든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무엇을 의미할까? PC의 하드디스크에 저장하던 것을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하고,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기 위해 PC에 설치하던 것을 하지 않아도 되는 등 무척 사소한 변화지만, 이 다양한 변화의 일상성은 우리의 일상이 사소한 것들이나마 완전히 바뀐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셜 네트워크와 증강현실 간의 병합도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는 추세이다. 증강현실 브라우저인 레이아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에서는 휴대폰으로 촬영한 영상에 소셜 네트워크 콘텐츠를 투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한 건물에 휴대폰의 카메라를 갖다 대면, 그 건물에 대해 사람들이 트위터에 올린 글이 휴대폰에 뜨는 식이다. 그뿐 아니라 스마트폰을 어떤 사람에게 갖다 대면 그 사람에 관한 소셜 네트워크 관련 정보를 알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을 제공하는 최초의 증강현실 소프트웨어는 레코그나이저(Recognizr)이다. 레코그나이저는 스웨덴의 단말기 제조사인 TAT(The Astonishing Tribe)에서 개발된 것으로, 2010년 2월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세계 모바일 대회(Mobile World Congress)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레코크나이저는 비전인식기술을 적용하여 스마트폰 카메라에 포착된 사람을 인식하고 그 사람의 소셜 네트워크 관련 정보를 휴대폰에 띄운다. 사진 속의 사람들 머리 위로 그의 페이스북·트위터·유튜브 계정이 말 그대로 떠다니게 되는 것이다. 증강현실 기술과 소셜 네트워크의 대단한 매쉬업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우리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말을 거는 일은 상상도 못하게 될지 모른다.


 

클라우드가 본격화하면, 개인은 어플리케이션을 구동하기 위해 먼저 이를 설치해야 한다거나, 어플리케이션이나 그 결과물을 저장할 하드디스크 용량을 확보해야 한다거나, 쓰지도 않는 기능 때문에 사용하는 기능 이상의 요금을 내야 한다거나, 나도 모르게 악성 코드가 함께 설치된다거나 하는 불편함을 더 이상 감수하지 않아도 된다. 기업 역시 클라우드를 도입하면 내부의 데이터 센터를 설치·운영하는 데 따른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데이터 센터 수가 줄어들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 역시 절감할 수 있어 친환경적인 컴퓨팅 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물론 클라우드 컴퓨팅이 핑크빛 미래만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메시징 어플 <카카오톡>의 개인정보 관련 약관이 논란이 된 것처럼, 각종 클라우드 디바이스를 통해 전송된 개개인의 얼굴 생김새·나이·국적·관심사·친구와 같은 정보들이 클라우드 서버와 해당 서버를 관리하는 데이터 센터에 저장되게 된다는 점은 개인 정보에 대한 개인의 권리가 박탈될 수 있다는 위험성을 암시한다.

 

또한 데이터 센터의 기반 설비와 유지에 거대한 자본이 투입돼야 하는 만큼, 클라우드 시장 자체가 몇몇 기업들에 의한 독과점 형태를 띠게 될 우려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지은이 크리스토퍼 버냇은 클라우드 컴퓨팅의 장점이 이러한 단점을 압도할 더 혁신적인 것이라고 주장한다.

 

책은 클라우드 컴퓨팅이 IT업계뿐만 아니라 산업 구조를 넘어 경제 전반, 그리고 사회적으로 미칠 파급력 등 미래를 대비한 필수요소가 돼가고 있다고 강조한다.

 

한주연 기자 <지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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