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 인권이라는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아마존 원주민들이 밀림을 개발하지 않아야 내가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인권이 보장된다. 전쟁에 막대한 돈을 들이지 않아야 아프리카 친구들이 먹을 한 끼의 밥을 구하기가 쉬워진다.

 

 

 

  세계가 연결되어 있듯, 이처럼 인권도 개인의 자유와 더불어 지구 공동체까지 함께 생각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인권에 대한 새로운 감성과 논리가 필요한 것이다. <청소년 인권 수첩>은 이를 ‘3세대 인권’이라고 정의한다.

 

책에 따르면, 1세대 인권은 시민적·정치적 자유권을 뜻한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이 발견한 자유권은 모든 인간에게 있는 고유한 권한으로서 우리가 어떻게 살지를 공동으로 결정할 권한이며 몇 사람이 다른 사람 위에 군림하지 못하도록 막아 주는 권한이다. 선거권이 여기에 포함된다. 그러나 자유도 생존이 보장돼야 누릴 수 있다. 이에 주목한 것이 바로 17~18세기 ‘계몽’으로 나타난 2세대 인권이다.

 

2세대 인권은 곧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를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복지와 의무 교육에 대한 권리가 여기에 포함된다. 3세대 인권은 집단적 인권을 의미한다. 집단적 인권은 세계 모든 나라가 서로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한다. 이 인권은 지구에 사는 모든 나라가 자기 나라 국민의 이해만을 생각하지 않고 다른 나라 국민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행동할 때 실현될 수 있다. 지난 1948년 발표된 세계인권선언에선 이를 연대권이라고 해 제28조에 명시한바 있다. “모든 사람은 이 선언의 권리와 자유가 온전히 실현될 수 있는 체제에서 살아갈 자격이 있다.”

 

21세기는 세계화 시대다. 자본이 허문 국경은 빈곤·평화·환경과 같은 문제에서도 국경을 허물었다. 이러한 문제들은 한 나라의 정치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온 세계가 공존과 평화, 연대의 관점에서 해결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새로운 세대에게 요구되는 인권 감수성과 인권 논리다.

 

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인권 지식에 대해 묻고 답하는 이 책은 세계화 시대, 청소년들이 인권 3세대에 어울리는 감수성을 키우고 논리를 익히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인권의 철학·역사에서부터 우리나라 청소년 인권까지 두루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