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구글, 아마존, 트위터, 페이스북와 같이 세상을 뒤흔들며 세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이들 모두 플랫폼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이며, 자신만의 독특한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사진_플랫폼 전략ㅣ히라노 아쓰시 칼, 안드레이 학주 지음ㅣ천채정 옮김ㅣ더숲 펴냄.jpg 일찍이 일본 출신의 세계적인 경제학자 오마에 겐이치는 “21세기의 부는 플랫폼에서 나온다”라고 말하면서 플랫폼의 중요성을 강조한바 있다. 플랫폼의 등장은 기업에게 기회이자 위협이 될 수 있다. 애플, 구글, 아마존 같은 기업은 플랫폼 구축에 성공해 기업 가치가 상승하고 있는 반면, 음반업계와 제조업체, 판매업체 등은 각각 아마존, 애플, 구글의 플랫폼 내에서 새로운 생존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플랫폼 전략론의 권위자인 안드레이 학주와 히라노 아쓰시 칼이 쓴 <플랫폼 전략>은 모든 기업의 미래전략에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된 플랫폼 전략은 무엇이며, 전 세계를 주도하는 기업들이 왜 일제히 플랫폼을 구축하려고 하고, 기업은 물론 개인과 정부까지도 왜 이 전략을 주목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성공하는 플랫폼을 만들 수 있고, 플랫폼의 횡포와 함정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자에게 플랫폼은 매력적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막대한 회원 수와 회원간의 유대가 바이럴 효과를 일으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친구가 권하는 것은 모르는 사람이 권하는 것보다 더 쉽게 받아들이는 법이다. 하지만 실제로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해 이익을 얻는 개발자는 극소수에 불과하고 가격 하락도 극심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개발자는 딜레마에 빠진다. 게다가 애플처럼 플랫포머가 아이패드와 같은 단말기까지 자사에서 관리하는 수직 통합을 실시한다면 소프트웨어보다는 하드웨어로 이익을 내려는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렇게 되면 콘텐츠를 제공하던 회사는 플랫폼의 가치를 높이는 데만 기여할 뿐 가격 파괴가 일어나 수익적으로 매우 비참한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실제로 아이폰 등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은 매일 100개가 넘는 신작이 등장하고 있으며 무료인 것도 많고 가격 하락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이제 콘텐츠 제공자는 대대적인 광고와 홍보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딜레마에 빠지고 있다. 회사가 많은 비용을 들여 제공하는 대부분의 콘텐츠는 돈을 벌어들이지 못하지만 플랫포머는 하드웨어를 판매함으로써 막대한 이익을 낳고 있다.


 

책에 따르면, 플랫폼 전략은 리먼 사태 이후에도 착실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현재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최첨단 경영전략으로, 관련 그룹을 ‘장(場)’ 즉 플랫폼에 모아 네트워크 효과를 창출하고 새로운 사업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략이다. 이는 플랫폼을 운영하는 사업자뿐만 아니라 이를 이용하는 사용자에게도 중요하다. 지금 눈앞에 존재하는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더욱이 우리의 비즈니스를 붕괴시킬 위험까지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검색과 MP3플레이어,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 등의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미국 기업에 주도권을 내주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은 플랫폼 경쟁력을 재점검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이미 기존 질서 내에서의 경쟁에선 세계 일류에 접근해 있는 국내 기업들은 이제 새로운 경쟁 질서를 만드는 플랫폼 전략에 눈을 돌릴 때다.

 

플랫폼 전략에 있어서 주목할 점은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하드웨어가 일체화된 플랫폼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애플 아이팟은 음악재생 단말기이지만 다양한 음악을 구입할 수 있는 아이튠즈라는 플랫폼과 연계돼 있기 때문에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것이다. 이젠 하나의 물건(하드웨어)이 지닌 가치보다는 플랫폼의 일부로서 지닌 가치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이로 인해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외국 기업이 국가 간 경계를 넘어 전 세계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왜 하필 지금 플랫폼 전략적 사고가 주목을 받고 있는 걸까. 첫째, 급속도로 발전하는 기술 때문이다. 기술 혁신의 속도가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빨라졌기 때문에 하나의 기업에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는 기술력을 갖춘 기업과 제휴를 하는 편이 더 효율적이며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둘째 고객의 요구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 회사의 능력만으로 그 다양한 요구에 응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셋째, IT 발전으로 인한 네트워크 효과 즉, 입소문의 신속하면서도 광범위한 확대가 이루어지면서 플랫폼이 진화하게 되었다. 넷째, 디지털 컨버전스의 진화 즉, 디지털 기술이나 통신 기술의 발달로 전화, 방송, 통신, 출판 등 지금까지는 ‘출구’라는 형태로 분류되어왔던 산업이 일단 무너진 후 전혀 새로운 미디어로 통합되는 ‘미디어 수렴’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애플은 컴퓨터 회사라기보다는 음악파일 공급업자, 음악 재생 휴대 단말기 제조사라는 분류에 속하게 되었다. 이러한 움직임은 아마존이나 구글의 전자책 단말기 발매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당신의 회사뿐 아니라 산업 자체가 사라져버릴 수도 있다. 이러한 시점에 필요한 것이 바로 플랫폼 전략이다.


 

책이 선보이는 성공하는 플랫폼 구축을 위한 전략은 다음의 단계로 구성된다.

 

하나, 사업 도메인을 결정한다. 사회의 변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라는 큰 흐름을 파악하여, 어떤 업계, 어떤 업종에서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둘, 타깃이 되는 그룹을 결정한다. 어떤 그룹과 어떤 그룹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만들 것인가에 대해 검토해야 한다. 어떤 점을 특징으로 내세울 것인가는 매우 중요하다.

 

셋, 플랫폼 내의 그룹이 활발하게 교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다. 플랫폼이 존재하기 전보다 더 활발하게 그룹 간의 교류가 이루어져야 한다. ‘네트워크 효과’라 불리는 입소문을 연쇄적으로 발생시킬 수 있는 구조야말로 성공하는 플랫폼의 특징이다. 이 구조가 만들어지면 선순환이 시작되면서 자가 증식을 하듯 플랫폼이 확대된다.

 

넷, 킬러 콘텐츠, 번들링 서비스를 준비한다. 성공한 플랫폼이라면 반드시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킬러 콘텐츠라 불리는 인기 콘텐츠나 서비스다. 그것은 ‘그 플랫폼이 어떤 플랫폼인가’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다섯, 가격 전략,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다. 어떤 그룹으로부터 어떻게 수익을 얻을 것인가, 혹은 반대로 지원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어떤 그룹의 참가가 플랫폼에 유리한가를 파악하여 천천히 가격 변동을 실시하면서 변화를 지속해가는 것이 중요하다. MS사가 OS를 개발할 때, 여러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그룹에게 금전적인 면을 비롯하여 다방면으로 지원을 실시했고 3만 명 이상의 기술자를 회원으로 삼았다. 이 경우에는 마이너스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사용된 비용은 전부 라이선스비에 추가시켜 컴퓨터 회사나 개인으로부터 회수하면 된다.

 

여섯, 가격 이외의 매력을 그룹에 제공한다. 플랫폼에 대한 그룹의 애착도를 높이는 데는 가격도 중요하지만 플랫폼의 매력을 강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 전략은 가격 경쟁에 휩쓸리지 않기 때문에 일단 한 번 확립되면 강한 매력을 지니게 된다. 미국 최대의 옥션 사이트 이베이가 최초로 도입했고 지금까지 많은 사이트에서 활용되고 있는 판매자에 대한 평가 시스템이 대표적인 예다. 한 번 높은 평가를 얻으면 좀처럼 다른 옥션 사이트로 이동하지 않게 된다.

 

일곱, 플랫폼의 규칙을 제정하고 관리한다. 규칙이 존재하지 않는 플랫폼에서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사태가 일어날 위험이 있다. 일단 한 번 좋지 않은 이미지가 박혀버리면 그 그룹은 순식간에 사라져버린다. 이 경우 네트워크 효과는 실패의 소용돌이를 점차 증폭시킨다.

 

여덟, 독점 금지법 등 정부의 규제 및 지도, 특허권 침해 등에 주의한다. 플랫폼 전략은 하나의 기업이라는 기존 단위에서 벗어나 탈기업적 활동을 통해 에코시스템(생태계)을 구축하는 전략이기 때문에 하나의 기업을 전제로 한 지금까지의 법 제도나 정부 규제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려해야 한다.

 

아홉, 항상 ‘진화’하기 위한 전략을 세운다. 진화라고 해서 단순히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새로운 서비스가 퇴화로 연결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참가하는 그룹의 본원적 욕구는 무엇인가라는 원점을 절대로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플랫폼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이 서비스나 제품은 언제, 누가, 무엇을, 어디서, 어떻게 이용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늘 구체적으로 지속해야 한다.

 

플랫폼 전략의 이론과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모두 담고 있는 이 책은 나만의 플랫폼을 찾기 위해 고민하는 많은 개인과 기업들에게 미래 기회의 장을 열어주고 새로운 생존전략을 마련하는데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