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_사회적기업 창업교과서ㅣ야마모토 시게루 지음ㅣ김래은 옮김ㅣ희망제작소 기획ㅣ생각비행 펴냄.jpg 정부는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회적기업을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지난 2007년 7월 ‘사회적기업육성법’을 제정해 시행했다. 3년 만에 501개의 사회적기업이 인증을 받았고, 이로 인해 1만여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한다. 기업 당 평균 매출액이 8~10억에 이른다는 소식도 들려오는 것처럼 기업은 윤리적인 이윤 추구를 하면서도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사회적기업과 정책은 아직 다듬고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 정부 주도 형태로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민간과 개인의 영역에서 사회문제를 인식한 이들이 직접 그 문제를 해결할 목적으로 사회적기업을 시작하려 해도 마땅한 지원을 받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노동부에서 인증을 받으려면 일정한 자격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가까운 이웃 나라 일본이 민간 영역에서 사회적기업의 활동이 활발한 것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일본에서 젊은이를 지원하는 NPO법인 뉴베리(NEWVERY)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야마모토 시게루는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청년 사회적기업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는 일본에서 1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최대의 취업 불황기를 겪으며 여러 사회문제를 인식한 뒤, 소셜 비즈니스에 투신했다.

 

일본의 경우 ‘니트(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학생도 아니고 직장인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직업 훈련을 받지도 구직 활동을 하지도 않는 젊은이)’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많은 젊은이가 꿈과 희망을 품지 못한 채 무직자로 생활하고 있다. 이들을 부양해야 하는 일본 사회의 고민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시게루는 이런 젊은이들의 자립과 자활을 돕고자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 ‘올니트니폰’을 만들었다. 또 만화가를 꿈꾸는 젊은이에게 저렴한 주거공간을 제공하고 출판사와 네트워크를 형성함으로써 신진 만화작가로 등단하기까지 물심양면으로 돕는 ‘토키와장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시게루의 활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학생 9명 중 1명이 학교를 중퇴할 정도로 심각한 일본 사회의 중퇴 문제를 직시하고, 부적응 문제와 중퇴예방 사업에 힘쓰는 ‘일본중퇴예방연구소’와 같은 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사회적기업 창업교과서>는 시게루가 사회적기업가가 된 이후 4년간 일하면서 느낀 살아 있는 현장의 목소리를 고스란히 담아놓고 있다.

 

이 책은 소셜 비즈니스의 교과서이자, 사회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하는 실천서다. ‘소셜 비즈니스란 무엇인가’라는 극히 기본적인 물음에서 출발해 ‘어떤 일부터 시작할까’ ‘어떻게 자금을 모을까’ ‘실제로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까’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를 순차적으로 설명한다.

 

책은 사회적기업 창업에 도전해보고 싶은 사람, 현재 NPO 등 비영리조직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 사회적기업을 지원·진흥·연구하는 사람, 지방공무원이나 관료, 사회문제에 관심이 있는 시민이나 학생에게 관련 지식과 노하우를 전달하고 있다.

 

책은 특히 정부 주도로 사회적기업이 육성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뒤돌아보면서, 민간과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밑바닥부터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실질적인 의미의 사회적기업을 창업하려 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