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겨울 날씨를 말할 때 흔히 ‘삼한사온’이라는 표현을 쓴다. 하지만 올 겨울에는 이런 표현이 무색하기만 하다. 보름 넘게 영하 10여 도를 오르내리고 지역에 따라서는 폭설까지 겹쳐 그야말로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때문에 전력 사용량은 네 번이나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급기야 정부가 전력 사용 자제를 당부하고 나섰다.

 

사진_딸과 기후변화를 생각하다ㅣ장마르크 장코비시 지음ㅣ안수연 옮김ㅣ에코리브르 펴냄.jpg 그런데 이런 기상 이변이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브라질를 비롯해 호주, 동남아 지역의 폭우와 미국에서 발생한 폭설까지, 전 세계가 그야말로 난리다. 그 원인은 ‘라니냐’라고 하는데, 이는 동태평양 해수면의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낮아지는 현상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이 역시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런 기상 이변이 단순히 기후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전력 등 에너지의 문제뿐 아니라 식량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후와 에너지 분야 전문가인 장마르크 장코비스는 이런 기후변화에 관심을 갖기를 독려한다. 그가 지은 <딸과 기후변화를 생각하다>는 청소년들이 기후변화에 관심을 갖아야 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딸]     숲이 사라진다면 더 이상 산소가 존재하지 않을까요?

[아빠]  다행히 곧바로 그렇게 되지는 않아! 우리는 모두 식물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뱉어내기 때문에 숲이 산소를 생산한다고 생각하지. 하지만 숲에는 다른 생명체들이 있는데, 그것들이 ‘정상적으로’ 호흡하면서 산소를 소비하고 이산화탄소를 내뱉는단다. 모든 동물이 그런데, 그것들은 때로 눈에 보이기도 하지만(그 가운데 지렁이가 있지!) 대개는 아주 작으며 식물이나 식물의 잔해를 먹어. 균형을 이룬 오래된 숲에서는 잔해를 먹는 미생물이 대기 중에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양만큼 나무가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단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숲은 지구의 제1허파가 아니야. 하지만 숲을 베는 것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증가시키니 이는 좋은 생각이 아니지. 사실 지구의 허파는 지상에 있지 않고 바다 속에 있단다. 바로 식물성 플랑크톤이지. 플랑크톤이 흡수한 탄산가스에서 방출되는 산소는 공기 중으로 되돌아가고 탄소는 바다 침전물 속으로 흘러간단다.

[딸]     들판 역시 숲처럼 위협받고 있나요?

[아빠]  싹이 트는 것은 전부 다 기후 조건에 좌우돼. 이제부터는 예를 들어 겨울에 토마토를 기르거나 건조한 지대에 물을 대면서 그런 조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있단다.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온실에 난방을 하고, 물을 운반하거나 민물로 만들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지. 그러니까 겨울에 난방을 한 온실에서 토마토 1킬로그램을 생산하려면 석유 1리터에 해당하는 에너지가 필요하단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내용이긴 하지만 석유의 감소와 기후 온난화는 생활 터전, 교통, 식생활, 직업, 생활과 소비 방식 등 모든 것을 변화시킬 전망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책은 창의력과 상상력을 자유롭게 펼치며 상황을 잘 알고 대처한다면 장래를 곰곰이 성찰하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가 되기도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딸과 기후변화에 관해 대화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 이 책은 우리가 혼동하기 쉬운 어려운 기상과 기후의 차이를 시작으로 온실효과, 해수면 상승, 질병, 산성화, 오존층 파괴, 에너지 문제, 나아가 우리가 맞닥뜨릴 도전으로까지 이야기를 확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