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 그는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산 없이 오로지 주식투자를 통해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됐다. 주식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 중에서도 그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는 ‘주식투자만으로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 경이로운 존재’로 일반에게 인식돼 있다.

 

한국의 개미들을 위한 워런 버핏 따라하기ㅣ조용준 지음ㅣ부키 펴냄 ≪한국의 개미들을 위한 워런 버핏 따라하기≫는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롤 모델로 삼고 싶어 하는 워런 버핏의 가치투자를 한국의 투자 환경에서 실행할 수 있는 투자 지침을 담고 있다.

 

이 책에 따르면, 주식투자는 크게 가치투자와 모멘텀 투자로 나뉜다. 가치투자는 주가가 기업의 가치보다 하락할 때 매수해 주가가 가치만큼 상승하면 매도하는 방법이다. 모멘텀 투자는 주가가 항상 주식의 가치를 반영하고 있다고 보고 상승추세에 주식을 사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모멘텀 투자의 수익률이 좋은 것이 사실이다.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는 가치투자가 모멘텀 투자를 크게 앞지른다. 워런 버핏을 비롯한 가치투자의 성공사례들이 그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에서 가치투자가 순조롭게 뿌리 내리지 못하는 것에 대해 지은이 조용준(현 신영증권 전무 겸 리서치센터장)은 두 가지 이유를 말한다. 우선 과거의 경험이다. 197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성장률이 10%를 상회한 고성장 국가였던 우리나라에서 개인의 투자처는 10% 이상의 고금리를 확보할 수 있는 은행 저축이었다. 기업의 안정성이 약하다 보니 개인이 주식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고, 투자를 한다 해도 장기적인 종목 투자보다는 단기에 고수익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1970년대 건설주 파동을 비롯해 대중주 투기 바람을 겪다보니 주식시장은 안정적이면서도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재테크가 아닌, 투기 수단으로 전락하게 됐던 것이다.

 

또 다른 요인은 우리나라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습관과 관련이 있다. 앞에서 언급된 환경적인 영향으로 기업의 가치를 따지기보다는 시장의 테마나 기술적 분석이나 풍문을 따라가는 투자습관이 굳어져 가치투자를 외면하게 됐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대표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됐고, 소득 증가로 내수시장이 커지면서 내수주들의 수익성이 확보됐다. 게다가 기업가치 기준으로 매력적인 주식들이 늘어나면서 장기투자를 하는 외국인의 매수세도 점점 커지고 있다. 가치투자의 대명사인 워런 버핏도 포스코 등 한국 주식에 투자하고 있으며 장기투자를 하는 외국 회사도 한국에 진출했다. 은행 고금리의 시대가 막을 내린 것 역시 개인투자자들이 장기적으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가치투자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중요한 이유다. 지은이는 “이제 우리나라 시장은 가치투자의 최적기에 들어섰다”고 주장한다.

 

이제 우리나라 시장은 주가의 등락에 흔들리지 않고, 기업의 가치를 치밀하게 분석해 투자를 결정하는 버핏의 투자방법이 통할 만큼 충분히 성숙했다는 게 지은이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버핏이 한국에서 가치투자를 경우 어떤 기업의 주식을 살까? 지은이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의 하나다.

 

버핏에 따르면 기업의 가치는 ‘순자산가치’와 ‘성장가치’를 더한 것이다. 그 중 순자산가치는 대차대조표에서 자본총계로 표시돼 있는 정량적인 가치를 말한다. 부동산으로 대치시켜 본다면 마치 ‘땅값’과 같은 개념으로 ‘주식’이라는 건물을 짓기 위한 ‘제조원가’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어떤 경우에도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요소가 바로 이 ‘순자산가치’다. 지은이는 버핏이 그랬던 것처럼 기업의 순자산가치(자본총계)에 대한 현재 주가(시가총액)의 비율을 수치로 나타낸 주가순자산비율 즉 PBR이 1 이하인 기업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그 기업은 자산가치 측면에서 저평가돼 있으므로 장기적으로 볼 때는 주가가 오를 것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주식을 기업의 소유권으로 본 버핏의 투자철학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에서 버핏식 가치투자를 할 수 있는 방법을 ‘기업의 자산가치 분석’ ‘기업의 성장가치 분석’ ‘투자 타이밍과 투자기간’ 방면에서 풀어낸다. 단순히 버핏식 투자방법만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기업들을 분석하고 최종적으로 종목을 고르는 과정까지 제시한다. [출처=지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