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변화는 야생생물들을 멸종시킬 뿐 아니라 인류의 생존마저 위협한다. 생태계는 인간 사회와 분리될 수 없으며, 생물다양성의 보전은 인류의 생존과 안녕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인류가 누린 행복은 생태계의 희생에 따른 결과이며, 생태계의 희생은 인류가 환경에 갚아야 할 커다란 빚이며 책임이다. 생태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심미적 가치, 동식물들의 생태학적 역할들은 인간이 만든 경제적 가치로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보물이다. 

그러나 기술 개발만으로는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자연과 공존하려는 사고의 전환이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이다.

*기후변화 교과서, 최재천 외, 도요새

우리나라 생태계 전문가들이 기후변화의 개념부터 한반도 기후 전망까지 한반도 기후변화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기후변화 교과서>는 한반도 생태계 전반에 걸친 기본 자료는 그동안 우리가 알아왔던 생태 상식을 뒤집는다. 또 가속화될 기후변화와 한반도의 미래 기후를 전망함으로써 기후변화에 대한 구체적인 대비책과 답을 찾고 있다.

이 책은 녹색성장을 국가 브랜드로 내세웠지만 정작 ‘녹색’은 없고 기술 성장만 추구했던 우리 정부에게 경종을 울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이 책을 집필한 연구진들 가운데 한 명인 최재천 교수는 “유엔이 2001년부터 시작한 ‘밀레니엄 생태계 평가’에서 한국은 몇 년간 복지예산을 늘린 끝에 인간복지 수준이 180개국 중 28위였는데, 건강하고 깨끗한 생태환경을 의미하는 생태계 복지 수준이 180개국 중 162위였다”며 “녹색성장이라는 훌륭한 간판을 내걸고도 기획과 추진에 어려움을 겪은 이유는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기초자료와 개념 공유의 부재에 있었다”며 이 책이 나온 배경을 설명한다.

책은 우선 기후변화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을 살펴보고, 한반도 평균기후와 극한기후의 변화에 대해 분석한다. 생물의 진화와 생물다양성이 기후변화에 의해 어떤 영향을 받는지에 대해 상세하게 논의한다. 

이어 해양과 동물, 농업, 산림 생태계에 걸쳐 기온 상승, 해수면 상승, 외래동식물의 침입 등이 한반도 생태계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아울러 구체적인 기온변화 시나리오, 기후변화가 몰고 올 우리 사회의 질병과 삶의 질 변화, 생태계 영향평가와 대기 영향평가에 대한 현황과 대책을 논의한다.

책에 따르면, 기후변화는 전 지구적인 문제다. 그러나 그 대응은 한반도 내에서 해결해야 한다. 기후변화는 개인의 삶뿐 아니라 기업, 국가의 성장과 발전에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기후변화에 대비한 생태계 전반에 대한 장기적인 목표 아래 연구와 정책이 필요하다. 이 책을 집필한 연구진들 역시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 위기에 대한 기초연구와 조사를 통해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용승 고려대기환경연구소장은 “외국에서 터득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바람과 태양에너지 개발에 관한 연구과제의 제안과 신청서를 23년 전에 제출했으나, 당시 심사위원들의 무지는 연구과제 수행과 가능성을 받아들이지 않아 우리의 청정에너지 개발을 20년이나 뒤처지게 했다”고 한탄한다. 

김수암 부경대 교수는 “전세계 어획 생산과 소비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한·중·일이 함께 기후변화에 따른 수산자원 관리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밝힌다. 또 장재연 아주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우리나라엔 말라리아가 완전히 퇴치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다시 출현해 1990년대 중반 이후 급증하고 있다”며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기존에 발생하지 않던 전염병이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범위가 급속도로 북상하거나 확산되는 경우가 있다”고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이 책에 수록된 한반도 생태계 전반에 걸친 기본 자료는 생태계 현황을 생생하게 전할 뿐 아니라 향후 기후변화 연구와 정책 입안 등에 쓰일 아주 중요한 데이터베이스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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