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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울렁증 ‘바이~바이’ <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라이프 2011. 6. 28. 13:41
“바보들은 첫 문장만 쓰고 포기한다.”
우리는 한글을 떼는 순간부터 글을 쓰기 시작해, 짧게는 몇 년에서 길게는 수십 년 동안 글을 써왔다. 시간으로만 본다면 글 쓰는 게 어렵지 않을 것도 같은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의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책이나 강좌를 찾아 끊임없이 공부하고, 자기 글에 대한 컨설팅을 받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만 봐도 글쓰기가 어떻게 인식되는지를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해야 우리는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아니, 어떻게 하면 글쓰기가 부담스럽지 않을 수 있을까.
*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 김민영, 청림출판
<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는 이런 답답함을 해소해주고, 글쓰기의 두려움을 ‘한 방에’ 날릴 방법을 알려준다. 지은이 김민영은 관련 분야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파악한 글쓰기 초보자들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짚어내어 쉽게 설명하고 있다.
✔ 실제로 글쓰기를 두려워하는 사람 중에는 국문학을 전공했거나 글쓰기와 관련된 직업을 가진 분들이 많답니다. 놀라운 사실이죠? 이 분들의 특징은 끝까지 전공이나 하는 일을 숨긴다는 겁니다. 그러다 정 글이 풀리지 않으면 결국 상담을 요청해옵니다. 저는 그럴 때마다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잘 쓴 글을 많이 보아온 사람일수록 눈이 높은 법이거든요. 기억해야 할 점! 좋아하는 문장과 쓸 수 있는 문장은 다릅니다. 작가의 글과 일반인의 글이 다른 건 비 온 뒤 날이 개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니 위축될 필요 없는 거죠. 첫 문장에 대한 두려움 역시 날려버려야 합니다.
디지털 시대이지만 글쓰기는 여전히 중요한 소통의 한 축이다. 오히려 그 중요성은 더 커진 것 같다. 자기소개서, 기획서, 보고서와 같이 꼭 써야만 하는 글까지 더해지면 우리는 그야말로 일상의 순간순간마다 글과 마주해야 한다. 글로 소통하는 세상, 글쓰기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일이 됐다.
이 책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많은데 정리가 안 되는 사람들에게, 정말 누구보다 잘 쓰고 싶어서 글쓰기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쓰고 싶은 욕구가 목구멍까지 차올라와 있는 그것이 바로 재능이라고 응원한 뒤, 자신감을 가지라고 응원부터 한다. ‘글쓰기는 자신감이 8할’이라는 것. 즉 머릿속에 ‘잘 쓰겠다’는 생각부터 지우면 글이 쉬워진다는 것이다.
✔ 혹 무슨 말을 써야 할지 막막하다면 A-B-C-A′, 또는 A-B-CC′방식의 개요 짜기부터 시작해보세요. A-B-C-A′는 주제를 글의 앞뒤에 배치해 강조하는 방식입니다. 또한 A-B-C-C′는 뒤로 가면서 하고 싶은 말을 강조하는 식으로 개요를 짜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주제를 명확히 드러낼 수 있지요. 초심자에게 유용한 일종의 글쓰기 스킬입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막막할 땐, 무조건 멋진 문장만 찾아 끙끙거리지 말고 틀부터 짜보세요. 정리된 글쓰기, 정리된 말하기 연습으로 아주 유용하답니다.
지은이는 이런 응원 뒤에 글쓰기의 시작부터 최종 과정인 공개하기까지 단계별로 필요한 모든 요소들을 면밀하게 알려준다. 글감 찾기, 개요 짜기, 첫 문장 쓰기에서 퇴고하기까지의 과정에서 초보자가 겪을 법한 현실적인 어려움들을 정확히 짚어주고,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례를 들어 그 해결책을 제시한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바로 문체. 옆집 언니가 이야기해주는 것과 같은 말랑말랑 하고 조곤조곤한 문체는 자칫 고리타분할 수 있는 글쓰기 책을 술술 읽히게 만드는 힘이 있다. 마치 친한 선배의 응원과 같은 조언을 읽고, 따라하다 보면 자연스레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 낼 수 있다.
✔ 독자와 소통하지 못한다면 좋은 글이 아닙니다. 정리된 글을 써야 합니다. 초보자의 경우엔 이런 글쓰기가 더더욱 필요하죠. 그래야 문법적으로 틀린 문장인 비문을 쓰게 되는 함정에 빠지지 않을 테니까요. 또 매끈하고 군더더기 없는 글에 도달할 수도 있고요. 문장을 길게 쓰는 습관을 갖고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짧게 고쳐 쓰는 연습을 해보세요. 오래전에 쓴 일기장의 글이나 예전에 블로그에 올려둔 글 등을 꺼내 야채 썰 듯 토막내는 연습을 해보세요. 초등학생처럼 짧게 써보는 거죠. 전보다 훨씬 잘 읽힌다는 느낌을 받을 거예요. 구체적으로 다가온다는 인상도 함께요.
책의 제목 그대로 지은이는 첫 문장의 두려움을 ‘버릴 것’이 아니라 과감히 ‘없애라(kill)’고 말한다. ‘글쓰기를 방해하는 검열자는 죽이고’ 잘 써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라고 말한다. 기존에 봐왔던 작가들의 글은 잠시 접어두고, 눈높이를 낮춰야 자주, 많이, 오래 쓸 수 있다고, 그것이 바로 글쓰기의 달인이 될 수 있는 최고의 비결이라고 덧붙인다.
이 책은 글을 잘 쓸 수 있다는 용기와 함께 글 잘 쓰는 노하우를 제시하면서, 자신이 생각한 대로, 쓰고 싶은 대로, 그렇게 ‘잘’ 쓰는 법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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