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와 스티브 잡스가 만나는가 하면, 한자와 비즈니스, 고전과 현대의 명저들이 시공을 초월해 서로 대화를 나눈다면.


한자를 사용해 경영과 인문학의 접목을 시도한 <공자와 잡스를 잇다>는 성공한 많은 사람들이 손에서 놓지 않았던 책이며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명저인 공자의 <논어>와 같은 고전을 통해 과거와 현대를 넘나들며 열린 사고를 통한 창의적 발상의 방법을 전해준다.


*공자와 잡스를 잇다, 심상훈, 멘토프레스

 

북칼럼니스트이자 경영컨설턴트인 지은이 심상훈은 한자를 가지고 경영학과 인문학, 고전과 현대, 그리고 순수문학까지 통섭해 즐거운 공부를 하는 사람이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다양한 고증과 일화, 사례들은 그의 왕성한 활동과 비례한다고 할 수 있다.


✔ ‘서민들 먹을 것을 빼앗는 것’은 ‘인仁’이 아니지요. 단적으로 ‘불인不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자본 창업자가 운영하는 동네 피자집 입자에서 보자면 대형마트의 ‘이마트 피자’가 그런 셈이지요. 이마트 피자의 출현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을 수 있지만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참 불편한 구석이 많은 게 사실이지요. 내게도 이로우면서 남에게도 이로운 관계가 되어야 오래 간다고들 하는데 그건 틀린 얘기가 아닙니다. (…) 인仁은 인人이라고도 했습니다.


지은이는 한자가 가지는 낱말이나 글자의 함축적인 의미에 호기심을 느끼고, 이를 여러 작품들과 현실에 대입하는 역발상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해석으로 드러낸다.


주편, 수편, 시편, 상편, 오편 등 총 5편으로 구성된 이 책은 말뚝경영, 인디언경영, 깃털경영, 인(仁)경영, 곤상(困相)경영, 상혼자(商魂資)경영, 여춘등대(如春登臺)경영, 비(飛)상식경영, 고수해(高手解)경영, 숙손통의 수(數)경영 등의 한자와 함께 이에 어울리는 그림을 통해 경영의 맛과 멋, 그리고 즐거움을 전한다.


책은 <중국문인열전>으로부터 시작해 <예기(禮記)>에 이르기까지 약 120권에 이르는 고전을 다룬다. 지은이는 이 과정에서 중국 최초의 농민반란을 주도했던 진승과 오광을 ‘리더와 팔로워’로 구분하기도 하고, ‘착할 선(善)’이라는 글자와 마크 얼스의 ‘허드이론’을 연관지어내기도 하며, 노자와 로버트 프로스트를 ‘길(道)’ 위에서 만나게 해 공통된 주제 속에 엮어낸다.


✔ 柳幕鶯爲客 花房蝶作浪(유막앵위객 화방접작랑) ‘버드나무 주막에는 꾀고리가 손님이 되고, 꽃집에는 나비가 신랑 된다’는 시구입니다. 봄이 오는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나무가 ‘버들(柳)’이라고 하지요. ‘버들’은 버드나무를 줄여서 하는 말입니다. 진달래나 개나리가 피기도 전에 버드나무 가지에는 연둣빛 물이 올라 봄을 알리지요. (…) 소자본 창업자의 마인드는 버드나무가 ‘그 답’입니다. 소자본 창업자들이 닮고자 노력해야 할 버들의 생명력. 그런 의미에서 버드나무를 ‘창업자가 사랑한 나무’라 부르고 싶습니다.


글자가 갖는 함축적인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 지은이는 다양한 사례와 인물들을 소개한다. 경영의 신이라 불렸던 동ㆍ서양의 기업가들, 미국의 잭 웰치와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물론이고, 노자와 장자를 비롯해 칸트와 니체, 유방과 항우, 한니발과 알렉산드로스 등, 현대에 이르러서는 해외의 피터 드러커, 시오노 나나미와 말콤 글래드웰, 라젠드라 시소디어 등과 국내의 시인 김수영, 천양희, 함민복, 정민, 유영만, 조용헌 등에 이르는 등장인물들을 소개한다.


이 책에 담긴 ‘한자의 만찬’은 글자마다 갖는 고유의 의미와 다양한 현실적인 상황들을 상징한다.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한 번씩 음미하고 곱씹어볼만한 주제들이다.

 

[지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