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은 물질이 작동하는 이치를 다룬다. 비록 물리학이 어렵고 난해한 공식으로 가득찬 학문으로 비칠지라도 물리학은 현대인 모두가 알아야 할 교양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에 물리와 관계되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고 궁극적으로 물리학을 통해서 비로소 세계와 인간의 존재 방식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수학과 함께 물리학은 중요한 기초 과학으로 통한다.

 

그렇다면 현대와 같이 고도로 발달한 과학 기술 시대에 기초 학문으로서의 물리학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모두를 위한 물리학, 한스 그라스만, 서정모, 사계절

 

과학은 많은 문제를 해결하고 성과를 가져왔지만 아직 많은 과제들이 남아 있다. 세계적 물리학자이며 톱 쿼크의 공동 발견자인 한스 그라스만은 <모두를 위한 물리학>에서 물리학의 입장에서 그 문제들을 설명하고 해결한다.

 

가령 힘과 운동, 에너지를 다루는 것이 물리학이라면 현재의 비효율적인 재생에너지의 문제를 물리학을 통해 해결할 가능성이 있다. 지은이는 환경을 구하고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희망의 열쇠가 물리학에 있다고 말하면서, 실험으로 이를 증명해 보인다. 그는 물리학이 기본으로 돌아감으로써, 곧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물리학을 함으로써 인류가 부닥친 현실적 문제들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물리학의 흥미로운 여정으로 안내한다.

 

고전 역학에서 현대 양자물리학까지 물리학의 중요한 기초 지식을 망라하고 새로운 물리학 분야인 정보 물리학에 대해 기초 이론을 제공한다.

 

책은 고전물리학에서 현대 양자 이론까지 기본 원리와 개념을 단순하고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다. 속도, 에너지와 운동량의 보존, 힘과 공간, 상대성 이론, 벡터, 파동, 양자 이론, 열역학 등이 그것이다.

 

지은이에 따르면, 물리학은 그리 복잡한 학문이 아니다. 가장 단순하게, 조작적으로 사고함으로써 가장 복잡하고 난해한 이론을 설명해 내는 학문이다. 막대기와 시계로 힘과 운동을 설명하고, CD 한 장으로 양자 역학의 원리를 규명하며, 뜨거운 쇳조각과 차가운 쇳조각으로 열역학을 보여주는 그의 설명은 이를 뒷받침해준다.

 

✔ 태양광 발전소를 구성하는 데 필요한 실리콘 웨이퍼를 만드는 과정을 본 적이 있는가? 순수한 실리콘을 매우 높은 온도로 가열하여 액체로 만들고, 이것을 이용하여 미터 단위의 커다란 결정을 만들어야만 한다. 보기만 해도 머리가 아플 정도다. 한 번 본 사람들은 실리콘 웨이퍼는 결코 싸게 만들 수 없으며 앞으로도 싸게 만들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안다. 태양 전지 1제곱미터의 가격은 약 600유로다. 반면 거울의 가격은 1제곱미터에 약 20유로일 뿐이다. 거울을 이용하여 작은 표면에 태양광을 집중적으로 내리쬔다면 그 표면은 전기 플레이트만큼 뜨거워질 것이다. 우리는 이 열에너지를 다양한 형태의 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다른 발전소처럼 증기를 만들어 증기 터빈을 돌리면 전기가 생산된다.

 

지은이는 고전물리학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데서 나아가 물리학의 기초 이론을 재생 에너지 분야에 적용해 값싼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실험, 개발해 낸 주인공이다. 우선 에너지와 운동량 보존 법칙을 가지고 풍차를 연구해 풍차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다.

 

지은이는 또한 만드는 데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태양빛을 온전히 이용하지도 못하는 태양 전지판이나, 거울을 이용한 태양열 탑에서 생산된 에너지가 물리학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덕분에 석유보다 더 비싼 에너지가 된 사례들을 보며 태양빛을 더 저렴하고 간단한 장치로 모으고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수많은 거울을 단 하나의 모터로 움직이는 선형 거울 시스템이 그것이다.

 

지은이는 사람들이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고 환경을 구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하려고 하지만 물리학 없이 하려고 한다면 반드시 실패한다고 조언한다. 지금까지 재생 에너지들이 기대만큼 비용 대비 효과를 얻고 있지 못한 현실을 생각하면 매우 의미심장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지은이는 물리학의 기본을 충실히 연구하고 소개하고 있지만, 이는 기존의 물리학만을 붙잡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는 뉴턴 시대의 물리학이 당시 새롭고 흥미로운 물리학이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지금은 지금 시대에 맞는 새로운 물리학을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물리학을 생명과 진화, 그리고 정보에 적용한다.

 

열역학 제2법칙은 예외적인 공간 없이 모든 것에 적용되는 것이므로 생명도 예외가 아니다. 이와 관련해 지은이는 열역학적 관점으로 생명의 진화 법칙을 단순하게 설명해 낸다. 열역학 법칙을 진화 과정에 적용하는 흥미로운 내용이나, 정보와 이미지를 처리하는 뇌와 컴퓨터, 곧 시각과 사고에 접근하는 물리학적 관점은 미래 사회에 물리학이 어떤 질문을 던지며 그 해답을 어떻게 추구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많은 시사점을 준다.

 

이 책은 물리를 공부하는 학생과 교사, 과학에 관심 있는 일반인 모두에게 물리학에 대한 기본 개념을 잡아주는 입문서인 동시에 물리학에 대한 생각을 한 단계 높여 주고 있다.

 

[지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