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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과잉 딜레마, '인간필터'로 푼다경제 2012. 5. 5. 17:42
[큐레이션]
<큐레이션> 스티븐 로젠바움 지음ㅣ 이시은 옮김ㅣ 명진출판사 펴냄
<지데일리 한주연기자> 디지털 기기와 SNS는 우리 생활에 편리함을 더해줬지만 동시에 피로감 역시 안겨주고 있다. 눈뜨는 순간부터 잠들기 직전까지 밀려드는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 페이스북 포스팅과 트위터 메시지가 그 원인이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넘쳐나는 정보를 따라잡아야 한다는 불안감, 그럼에도 정작 필요한 것은 찾지 못하는 답답함이야말로 디지털 시대의 딜레마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큐레이션’이다. 다른 사람이 만들어놓은 콘텐츠를 목적에 따라 가치 있게 구성하고 배포하는 일을 뜻하는 큐레이션(Curation)은 비교적 낯선 용어이지만, 실상은 우리에게 익숙한 내용이다.
고전적인 예로, 다른 책이나 잡지에 실린 내용을 적절히 요약ㆍ구성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던 미국 잡지 ‘리더스 다이제스트’를 들 수 있다.
최신 사례로는 웹상의 다양한 자료를 맛깔스럽게 조합해내는 파워블로거,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거대한 집단지성을 형성한 위키피디아, 스마트폰을 통해 주제에 따라 유용한 정보를 모아 제공하는 어플리케이션 등 무궁무진하다.
박물관 큐레이터가 예술작품을 선정해 최상의 위치에 전시하듯 ‘콘텐츠 큐레이터’는 수많은 콘텐츠를 보기 좋고 유익하게 구성해주는 ‘인간 필터’라 할 수 있다. 과거부터 존재했지만 디지털 시대인 오늘날 그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진 것이다.
<큐레이션>은 이러한 흐름을 파악하고 꾸준히 실현한다면,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와 소통의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콘텐츠 소비자들은 더 이상 텍스트 링크나 불확실한 추천에 만족하지 않고, 타당하고 의미 있는 콘텐츠를 요구하면서 늘 부족하다고 느낄 것이다. 따라서 콘텐츠 큐레이터라는 새로운 역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게 된다. 큐레이터들은 처음에는 취미 생활로 시작하더라도 점점 큐레이션을 통해 제공하는 가치가 커지면서 관심을 끌게 되고, 이러한 관심은 곧 금전적 가치로 전환될 것이다. 이미 페이스북의 트래픽이 구글의 트래픽을 넘어서는 등 이러한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 페이스북 이용자는 이미 친구나 가족과 공유할 링크나 사진, 미디어를 찾아내는 커뮤니티 큐레이터이다. 머지않아 이러한 시민 큐레이터들이 온라인 콘텐츠를 검증하고 정화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 급성장한 소셜 미디어는 경제, 정치, 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한다고 해서 누구나 정보의 강자, 소통의 강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시대에 부합하는 마인드와 방법을 습득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 자신이 능수능란한 콘텐츠 큐레이터인 지은이 스티븐 로젠바움은 미디어, 광고, 퍼블리싱, 상업, 웹 테크놀로지 분야의 인재들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사례를 모아 이 책을 썼다.
여기에는 큐레이션의 흐름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큐레이션의 관점으로 세상을 본다는 건 어떤 것인지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
또한 이를 통해 개인이 붙잡을 수 있는 사업적 기회는 무엇이며 기업의 입장에서는 마케팅과 서비스에 큐레이션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제 모든 브랜드는 소비자 권력의 출현을 무시할 것이 아니라 포용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고객과 소통해야 하고, 고객에 대한 사고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이전까지 인간을 소비자나 시청자 중 하나로 여겼다면, 이제는 창조자이자 의사결정의 리더로서 더 이상 수동적이지 않은 존재로 보아야 한다. 애디스는 이렇게 말한다. “이 풍요의 경제 속에서 고객의 신뢰를 추구하고 함양하려면 기업은 이런 변화를 이해하고 수용하고 적극 활용하는 큐레이터 브랜드가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브랜드만이 신뢰와 지지를 받음으로써 고객과 대등한 지위로 올라가죠.”'
이 책은 ‘큐레이션’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디지털 세상의 흐름을 조명한다.
세스 고딘, 제프 자비스, 아리아나 허핑턴과 같은 유명 인물들의 인터뷰는 물론, 효과적인 큐레이션으로 손꼽히는 블로그 네트워크, 잡지, SNS, 브랜드, 웹 서비스 등의 사례가 다큐멘터리처럼 흥미롭게 펼쳐진다.
이 책은 특히 그동안 큐레이션을 실행해왔던 콘텐츠 세대, 미디어ㆍ출판ㆍ영상매체 종사자에게 흥미로울 만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비즈니스를 위해 혹은 정치적ㆍ문화적 의미에서 혁신적 소통 방법을 찾는 이들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이미지출처: 내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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