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일관성 있는 이야기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지향하는 가치가 있는 사람들의 신념에 찬 이야기는 듣는 사람들의 몸과 마음과 영혼을 움직이게 한다. 그것이 바로 스토리텔링의 위력이다.

 

*스토리텔링 인간을 디자인하다, 홍숙영, 상상채널

‘이야기하기’를 뜻하는 스토리텔링이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에서 너무도 중요한 단어로 자리를 잡고 있다. <스토리텔링 인간을 디자인하다>는 스토리텔링이 사회 전반적으로 어떻게 침투해 활용되고 있는지를 분석하며, 성공적인 스토리텔링을 만드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지은이 홍숙영은 이 책에서 단순한 활용만이 스토리텔링의 목적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진정성과 높은 이상, 아름다운 가치를 담은 스토리텔링만이 사람들의 공감과 성찰을 이끌어 내고, 더 나아가 참여하며 실천하는 고귀한 삶으로 인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정치인이 아니라 정치 철학을, 외형이 아니라 내면을 스토리텔링함으로써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움직이는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사람들은 리더가 현재 어떤 위치에 있는가보다 그가 어떤 이야기를 지니고 있는가에 관심을 가진다. 빌 게이츠보다 스티브 잡스에, 부를 세습한 재벌보다 안철수에게 더 열광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스토리텔링의 위력은 무엇보다 '행동 '을 가능하게 한다는 데 있다. 이야기를 듣거나 보는 동안 감동하고 반응하던 사람들은 이야기가 끝난 뒤의 여운을 잊지 못하고 새로운 세상으로의 모험을 결심하게 된다. 휴먼 다큐멘터리를 보고 장기 기증 서약을 하거나 입양을 결심하는 사례가 바로 그것이다. 촛불 시위의 메시지는 평범한 주부나 샐러리맨을 거리로 나서게 하며, 경제적인 도움을 호소하는 공익 캠페인은 한평생 행상을 하며 돈을 모은 할머니가 자신의 전 재산을 기부하게 만든다. 역동적이고, 적극적이며, 창의적인 스토리텔링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움직여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킬 수 있다.

  

이 책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정책이나 도시에서부터 기업문화와 지역 정서, 음식, 전통의식, 그리고 리더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스토리텔링할 것인지 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왜 스토리텔링 하는가?” 지은이는 이 물음에 답할 수 없다면 그것은 스토리텔링이 아니라고 말한다. 스토리텔링은 ‘목적 지향적’인 만큼, 그 끝엔 분명히 고귀한 무언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이나 실감나는 다큐멘터리, 아름다운 동화 속에는 생명이 없는 존재마저도 돌보고 교감을 나누는 동양적 사고, 인종과 종교를 떠나 친구의 곁을 지키는 마음, 가난하고 힘없는 백성의 편에 서는 정치와 같은 소중한 가치가 들어 있다.

 

지은이에 따르면, 스토리텔링은 일방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아니기에 재미를 유도하고 동의를 구하기 위해선 납득할 수 있고, 정서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내용을 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나치게 낯설거나 문화적 관점에서 볼 때 무례한 이야기는 주의해야 하며, 남녀 관계에 대한 서구적 관점, 아랍 문화권에서 신체를 대하는 태도, 사물에 대한 일본인들의 관념, 인도인들의 운명을 수용하는 방식 등 각 나라와 문화권에 따른 다양한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상투적인 정책 용어를 쉽게 네이밍한 뒤 이야기를 만들어 ‘정책’을 ‘작품’으로 승화시키자고 제안하며, 시장의 역사와 상인, 단골손님의 이야기를 발굴하는 시장 스토리텔링을 제시한다.

 

이외에도 광고와 패션, 웹툰, 요리, 소셜 네트워크(SNS), 지역신문, 결혼, 자선단체 등 다양한 스토리텔링의 사례를 분석하고 그 전략을 알려준다. 더불어 탄탄한 플롯 구성, 창의적인 소재 발굴, 핵심 메시지 선택과 같은 다양한 스토리텔링 기법을 익힌다면, 디지털 시대, 훌륭한 스토리텔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글 손정우 <함께하는 우리들의 세상이야기 ⓒ지데일리 gdaily4u@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