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사람이 행복하고, 소비자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환경과 지역 발전에 기여하면서 기업 이윤을 창출하는 회사. 어찌 보면 세상에 존재할 수 없을 것 같은 이상적인 기업의 모습이지만 이제 더 이상 꿈이 아니다.

 

착한기업 이야기ㅣ권은정 지음ㅣ웅진지식하우스 펴냄 가장 말단 직원이 제일 신나는 옷 공장, 동네 아줌마 아저씨들을 스타로 만드는 즐거운 연극단, 사람들의 편견까지 청소하는 청소업체, 염전에 도전한 20대 청년들, 사회적 약자들을 먼저 돌보는 산후조리원, 3평 단독주택에 닭을 모시는 양계장까지. 이처럼 착한 기업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윤추구라는 기업의 지상과제를 버리고 이웃과 함께 즐겁게 일하며 벌면 공평하게 나눈다.

 

지난 6월 초 우리나라를 방문하기도 했던 사회적 기업 지원 국제단체 아쇼카 재단의 설립자 빌 트레이튼은 “사회적 기업가는 사람들에게 고기를 잡아주거나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고기 잡는 산업을 혁명적으로 바꾸기 위해 매진하는 사람들이다” 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사회적 기업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 간명한 정의라 할 수 있다.

 

≪착한 기업 이야기≫는 기존의 바른 먹거리 운동을 넘어 다양한 아이디어로 지역 주민들과 함께 일하고, 신자유주의의 물결을 거스르는 대안적인 가치관을 실천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회적 기업가와의 인터뷰가 담겨 있다.

 

이 책엔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이나 국가의 제도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잊지 않는다. 사회적 기업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의 미비함, 성장 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에 대해 간과하는 부분들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사회적기업센터 모세종 팀장은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지원 대책이 쏟아져 나오지만 그저 눈에 보이는 숫자를 늘리기 위한 정책에 불과하거나 일자리 창출의 수단으로만 생각하고 있다”고 꼬집는다. 제도화 과정에서 내용은 채워지지 못한 채 형식만 들어왔다는 분석이다.

 

희망자원 문윤식 실장 역시 단순한 인건비 지원으로 흘러가는 사회적 기업 지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몸을 다쳤거나 일반 사업장에 적응이 어려운 사람들을 모아놓고 기술 교육을 하고 훈련시켜 다시 시장 진입을 강요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라고 지적하며 “취약계층에게 진정으로 자립하게 하는 길은 단순한 인건비 지원이 아닌,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우리 사회에 대한 가슴 벅찬 희망을 느끼는 동시에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이해와 도전의 기반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출처=지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