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지데일리] 현대사회는 첨단매체의 발달과 함께 즉시·즉발의 정보가 넘쳐나고 있다. 그러나 기술과 정보의 풍요로움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교양은 이에 비례해 성숙해가고 있는지 의문이다. 우리가 시대를 살아가는 힘이 부족하다는 의미로밖에 해석할 수 없는 지금의 현실에서 왜 이런 괴리가 나타나는 것일까?

 

사진=지의 정원ㅣ다치바나 다카시, 사토 마사루 지음ㅣ박연정 옮김ㅣ예문 펴냄 ≪지의 정원≫은 이 시대 청춘들의 멘토로 알려진 다치바나 다카시와 일본의 대표적인 논객 사토 마사루가 만나 우리가 왜 독서를 해야 하고, 21세기를 주체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힘이라고 할 수 있는 교양을 어디서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독서’ 행위를 시작으로 진정한 '교양'을 함양하고 ‘주체적인 존재’로 거듭나는 현대인들이 늘어나길 바라는 두 지성인이 자신들의 독서론과 인생론을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 사유하고, 배우는 과정을 담은 대담집이다.

 

이 책은 ‘이 분야에는 이런 책이 도움이 되고 저 분야에는 이런 책이 좋은 것이고…’와 같은 단선적인 형태의 독서법 권유 도서가 아니다. 두 사람의 대담은 어떤 분야에서 특정의 화두가 던져지면 거기서부터 꼬리에 꼬리를 무는 브레인스토밍의 화법을 따른다.

 

이 책은 지식을 단순히 합목적적으로 흡수하는 방식을 벗어나 현대의 지식세계를 불연속의 세계가 아닌 연속의 세계로 바라보게 하고, 따라서 지(知)의 전체상을 파악할 수 있게끔 도와준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이 책은 무엇보다 ‘진정한 교양’이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찰한 책이다.

 

사토 마사루는 “지식과 교양은 구분해야 한다. 자신이 종사하는 분야에서 알아야 할 기본 상식이 지식이라면, 교양은 그 '지식'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입장권과 같다. 교양이 없으면 진정한 지식의 세계에 다다를 수 없다. 전화 거는 법을 모르는 사람에게 전화번호부가 무용지물인 것처럼 말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인터넷 공간에는 책보다 수준이 높은 논문이 엄청나게 많다. 하지만 그런 수준 높은 콘텐츠와 만나게 될 확률은 매우 낮다. 구글이라는 검색엔진에 키워드를 넣어 검색할 때도 역시 기본적인 교양은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교양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챙은 ‘생존’을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로 설정하는 지금의 시대에서, 우리가 가장 절박하게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대상은 ‘진정한 삶’이어야 하고, 이는 ‘진정한 교양’이 바탕이 됐을 때 제대로 누릴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각자의 독서론에서 출발해 전방위로 펼쳐지는 두 사람의 대담은 우리 자신들의 사유와 시대적 배경이 더해져 새로운 지식과 교양으로 탄생할 수 있는 과정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