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디자인’ ‘지속 가능한 디자인’이 대세다. 그러나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것만으로 환경을 지킬 수는 없다. 사람들은 왜 멀쩡한 제품을 버릴까?


사진_클린디자인 굿디자인ㅣ조너선 채프먼 지음ㅣ방수원 옮김ㅣ시공사 펴냄.jpg ≪클린디자인 굿디자인≫은 제품이 쓰레기가 되지 않게 위해 디자이너들이 해야 할 일에 대해 다루고 있다.


책은 해결책이 바로 ‘클린 디자인’에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이 책에서 말하는 클린디자인이란 사용자와 공감대를 이루는 디자인이다. 사용자와 ‘지속 가능한’ 관계를 맺는 물건을 디자인해 곁에 오래 머무르게 하면 소비와 쓰레기는 줄어든다. 이것이 바로 환경을 위한 디자인이자 현재를 살아가는 디자이너들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굿 디자인의 조건이라는 것이다.


현재 아이폰을 시작으로, 전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스마트폰’이 인기를 얻고 있다. 단지 해상도 높은 큰 화면과 편리한 기능들이 스마트폰의 인기 요인일까? 물론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여기에는 우리가 미처 눈치 채지 못했던 디자인의 비밀이 숨어 있다.


의미와 목적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제품은 사용하기에는 편리할지 몰라도 금세 싫증나기 마련이다. 이 책은 제품의 의미를 너무 완벽히 프로그램하지 말고 사용자가 그들 나름대로 의미를 만들 충분한 공간을 제공하라고 충고한다. 이렇게 디자인해 제품의 성질을 모호하게 만들면, 사용자는 자신의 의도를 제품에 담고 친밀감을 높여 물건과 튼튼한 공감대를 이룰 수 있다.


내 손 안에서 나만의 세상을 만드는 휴대전화, 이것이 바로 공감을 이루고 이야기를 담는 디자인의 한 예다. 기능을 한정하지 않는 외관의 구성과 함께 제품을 사용하면서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진화시킬 수 있다면 소비자는 그 물건에 싫증내지 않고 오랜 시간을 함께할 수 있다.


이 책은 환경파괴의 주범이 되는 쓰레기 문제를 이야기하기 전에 쓰레기를 만들어 내는 소비가 무엇인지에 대해 시선을 집중한다. 결과에만 치중해 단편적인 해결책을 강구하기에 앞서 그 결과를 만들어 낸 원인을 찾아내 근본적인 해법을 생각하는 것이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디자인 방법이기도 하다.


책은 나아가 소비자와 제품이 이루는 공감대의 수명을 늘릴 수 있는 여러 가지 디자인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디자이너에게는 각각의 아이디어 상자에서 실제 디자인 작업에 도움이 되는 영감을 주고, 디자이너가 아닌 사람에게는 우리 주위에 존재하는 수많은 제품들 사이에서 오래 간직하고 공감을 나눌 수 있는 물건을 선택하도록 이끌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