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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경제위기가 지금도 진행 중이라며 긴장의 끈을 놓지 말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렇지만 정부는 경기가 회복됐다고 발표하고, 언론은 대기업들이 사상 최고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보도한다. 그때마다 세금에 속고 은행에 우는 적자인생 서민들은 이렇게 묻고 싶다. “그 많은 돈은 도대체 다 어디로 갔는지?”
교묘한 금리정책으로 호시탐탐 서민들의 주머니를 노리는 은행과 현란한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눈을 흐리는 카드사와 보험사, 백화점, 대형마트의 수상쩍은 상술에 이르기까지 금융회사들이 서민의 돈을 털기 위해 도처에 깔아놓은 돈의 함정, 그 실체를 아는 것만으로도 경제생활이 바뀐다.
단골고객에게 1% 이자를 더 주겠다고? 그래봤자 은행이 단골거래 1년당 주는 점수는 10점이다. 30년을 단골은행에 충성을 바쳤어도 고객이 받는 점수는 300점에 불과한 것이다. 최근 석 달 동안 평균잔고 기준 300만 원을 예금한 고객이 똑같이 300점을 받는 것을 생각하면 금융회사의 행태는 잔인하다는 표현이 맞을지 모른다.
<돈의 함정>은 금리와 대출, 보험, 펀드, 주식, 세금, 신용카드, 대형마트 등 소시민들이 결코 멀리할 수 없는 경제행위 전반에 대해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혹독한 세금에 울고 냉정한 금융회사에 또 한 번 우는 사면초가 서민들에게 자기 삶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대책을 요구한다.
평범한 시민이 하루에 바치는 세금이 얼마인지 아는지? 월급날이면 꼬박꼬박 세금을 거둬가는 냉혹함은 그만두고라도 중소기업 말단사원보다 월수입이 훨씬 적은 변호사와 의사, 자영업자가 엄청 많다는 사실을 알면 땅바닥에 주저앉을 이들이 적잖을 것이다.
책은 정부라는 이름의 거대한 금융회사와 친절한 미소 뒤에 함정을 깔아놓고 끊임없이 돈의 마술을 부리는 은행, 보험사, 카드사의 은밀한 진실을 제대로 바라보게 함으로써 경제관념을 바꾸고 있다.
보험가입자 중에 약관을 제대로 읽어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상품의 장점만 잔뜩 나열해 놓고 그 안에 숨어 있는 단서조항, 즉 이 상품은 어떤 때는 안 되고, 어떤 때는 문제가 있고, 어떤 때는 부분적으로 보장된다는 부속조항들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런 함정 탓에 얼마나 많은 보험가입자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지 그들은 알고나 있을까?
적자인생 서민들이여,
경제생활을 재정립하라
고객이 대출하려고 할 때, 은행은 외부 신용평가사가 판정한 신용점수에 거래실적을 포함해서 자체적으로 산출한 점수를 토대로 대출금리와 한도를 정한다. 개인이 다른 곳에서 대출을 받으려고 심사한 것뿐만 아니라 대출상담 내역과 조회 정보까지 일일이 교환한다. 제2금융권이나 대부업체에 대출 조회를 한 사람은 등급 산정에 치명적이다.
책엔 금융회사 임직원들의 생생한 증언과 다양한 성공과 실패 사례를 들면서, 현명한 사람이라도 한 번 빠지면 영영 헤어날 수 없는 돈의 함정을 피해 현명한 경제생활을 하는 지름길이 무엇인지 가르쳐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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