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생각을 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과연 이 ‘생각’한다는 일이 좋기만 할까?


사진_생각버리기 연습ㅣ코이케 류노스케 지음ㅣ유윤한 옮김ㅣ21세기북스.jpg 가령 내일까지 작성해야 할 서류 때문에 야근을 해야 하는 상황인 경우, 처음에는 시간 안에 해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몰입해서 일을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득 어떠한 계기로 딴 생각이 들게 되면, 곧 당신의 머릿속은 수많은 생각이 꼬리를 물기 시작할 수 있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떠오르는 잡다한 생각 사이에서 휘둘리다가 제대로 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머리를 아프게 하는 수많은 생각을 멈추고 싶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생각을 멈추자’라는 생각을 함과 동시에 이미 머릿속에는 ‘뭐야, 이미 생각하고 말았잖아’라는 생각이 들 테니 말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생각을 버리는 연습이 필요하다. 복잡하고 쓸데없는 생각일수록 내 의지대로 컨트롤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우리가 생각을 멈추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의 뇌는 자극을 추구한다. 그런데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은 지나치게 평범한 일상이기 때문에 별 볼일이 없고, 부정적이고 고통스러운 생각이야말로 자극적이라고 느낀다. 그래서 새로운 자극을 얻기 위해 부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을 몰고 가도록 프로그램돼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를 괴롭히는 ‘생각병’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온갖 잡다한 생각들을 과감히 버리고 어지러운 마음을 다스리려면, 구체적이고 제대로 된 연습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가 실패하는 원인은 대부분 지나치게 많이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부정적인 생각이 문제이다. ‘자아, 열심히 하자!’라고 결심을 했는데, ‘실패하면 어떻게 해, 귀찮은데 그만 두자’라고 마음이 제멋대로 생각하기 시작한다. 기분 나빴던 일을 잊어버리고 싶은데, 마음이 제멋대로 ‘오늘은 정말 재수 없는 하루였어!’라며 몇 번이나 그 일을 되새기곤 한다.

(…) 문제는 우리 마음이 오로지 ‘보다 강한 자극을 위해 내달리는’ 특징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부정적인 생각을 멈추기 어려운 이유도 담담하고 은은한 행복감보다 부정적인 사고가 더 강한 전기 자극을 뇌에 주기 때문이다.



≪생각 버리기 연습≫은 복잡하고 쓸데없는 생각을 버릴 수 있을까에 대해 이야기한다. 지은이 코이케 류노스케는 우선 우리를 괴롭히는 잡다한 생각의 정체를 바로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일례로, 우리는 ‘분노’의 에너지에 휘둘리기 쉽다. 이때의 분노란 일상에서 우리가 말하는 분노보다 더욱 폭넓은 의미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는 모든 감정을 포괄하고 있다. 때무에 단순히 마음이 내키지 않는 것도, 누군가를 질투하는 것도, 과거를 후회하는 것도, 쓸쓸한 기분이 드는 것도, 긴장하는 것도 모두 이 ‘분노’의 에너지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이렇게 잡다한 생각의 근본 원인을 파악했다면, 다음으로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지은이는 이 과정에서 말하기, 듣기, 보기 등 8가지 영역으로 나누고,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말하기’ 영역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응시’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만약 분노 에너지가 들끓어 화가 난다고 생각되면, 이 감정을 따옴표로 묶어버린다. 즉 ‘화가 난다’가 아니라 ‘나는 화가 난다고 생각한다’라고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법을 익히는 것이다.


나는 평상시에 좌선을 하며 스스로의 의식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오랫동안 계속 들여다보는 일을 해왔다. 우리의 의식, 즉 마음은 아주 빠른 속도로 계속 움직인다. 마음은 미세한 단위로만 측정할 수 있는 초고속으로 이동하며 정보 처리를 한다. 그리고 정말 짧은 순간에 시신경으로 가서 ‘보는’ 행위를 하고, 청신경에 가서 ‘듣는’ 행위를 한다. 정말 짧은 한 순간에 ‘듣다 → 보다 → 듣다 → 생각하다 → 듣다 → 보다 → 듣다’와 같은 정보처리가 행해진다. 원래는 듣기만 할 작정이었는데, 어느새 관계없는 정보들이 뒤섞여 들어온다.



책은 일상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몸에 익혀 우리를 괴롭히는 복잡하고 쓸데없는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