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한편 귀농·귀촌인이 정착하는데 어렵지 않은, 이른바 ‘잘 사는’ 농촌 만들기 운동이 각 분야에서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는 요즘이다.


사진_여기 길이 있었네ㅣ강현욱 지음ㅣ모던플러스 펴냄.jpg ≪여기, 길이 있었네≫는 이러한 사회적 현상을 반영이라도 하듯, 대한민국 각계를 아우르는 명사들과 주고받은 ‘더 큰 농업ㆍ농촌을 만들기 위한 길’에 대한 소통을 담고 있다. 수십 년 동안 경영 일선에서, 문화 현장에서, 학문의 세계에서, 정ㆍ관계에서 세상을 경영하고 살핀 각계 명사들의 소중하고 아름다운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내가 사는 지역의 역사, 인물, 비석, 벼, 콩, 나무, 하다못해 포장된 도로 같은 것을 주인공으로 하여 짜릿하면서도 상징적인 이야기를 창작해서 뭇사람들에게 들려주면 어떨까. 송이버섯을 소재로 짤막한 시를 써서 그것을 상품화하고, 어느 휴양지를 소재로 짜릿한 이야기를 써서 그것을 상품화하여 뭇사람들로 하여금 스토리의 현장으로 찾아올 수 있게끔 하고 싶다. (아동문학가 김문기)

누구나 고향에 대한 포근한 향수가 있듯 농촌에는 조금 늦게 간다는 느낌은 있어도 도시에 없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공간이 있습니다. 과거 농촌이 먹을거리를 해결하는 역할이었다면 마을 고유의 농경문화가 제대로 보존된 미래의 농촌은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기능에 문화와 휴식의 역할이 더해진 삶의 터전으로 발전해야 할 것입니다. (현대캐피탈남자배구단 감독 김호철)

우리의 고향, 농촌에는 ‘정과 마음’이 넘치고 있습니다. 농촌은 바쁜 일상에 지친 도시민들에게 편안한 휴식처가 되고, 자라나는 아이들이 생명의 소중함을 체험할 수 있는 생태학습의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때론 농촌이 젊은 마을 공동체가 미래에 대한 비전으로 힘을 모으는 기회의 땅이 되기도 하고, 장애우들이 영농자활을 꿈꾸는 치유의 터전이 되기도 합니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명사들은 책을 통해 국민의 건강한 먹을거리와 생태적 균형,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가장 오래된 ‘긍정의 전망’으로 농업ㆍ농촌을 이야기한다. 안타까움과 따끔한 충고와 함께 촉촉한 추억을 번갈아가면서 농업이 ‘대한민국 미래가치’를 실현할 ‘꿈의 리그’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국민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우리농촌의 대표적인 아버지를 연기했던 최불암은 막걸리와 그에 얽힌 막걸리 문화를 살리자고 역설한다. 그는 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농촌의 전통문화를 살리기 위해, 보통사람들이 삶의 철학을 바탕으로 소통을 위한 매개체로 ‘농촌의 술 막걸리’를 내세운다. 막걸리하면 농촌이 생각나고 우리의 근ㆍ현대사를 함께 논할 수 있으니 막걸리와 얽힌 역사와 스토리를 계발해 지켜야 할 우리 문화로 살리자고 제안한다.


라디오 시사프로를 진행하는 코미디언 김미화는 농촌의 시골스러움이 바로 경쟁력이라고 말한다. 그는 앞으로 갑갑한 도시보다는 농촌으로, 자연을 찾아나서는 사람들이 줄을 설 것이라고 내다보며 시골에서 자신의 생활을 이야기한다. 또 일손이 달리면 품앗이를 하고, 이웃집을 돌봐주고, 옆집 강아지 사료까지 챙겨주는 시골의 인심과 텃밭에서 기른 푸성귀를 나눠먹고, 주말이면 함께 모여 삼겹살을 구워먹는 시골생활의 행복을 그린다.


한의사 이경제는 한국 농업이 활기찬 21세기를 누리기 위해서는 더 매력 있고, 더 유용하고, 더 손쉽고, 더 부담 없는 가격의 제품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녹차를 예로 들어, 수험생을 위한 총명 녹차, 다이어트를 위한 감비 녹차, 피로 회복을 위한 활기 녹차, 건망·치매 예방을 위한 장수 녹차, 혈액 순환을 위한 보혈 녹차, 정력 증진을 위한 정력 녹차 등을 제안하며, 각 분야의 전문가와 달인들이 관심을 갖고 우리 농촌의 특산품들로 ‘더 매력 있는’ 획기적인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책에 나오는 명사들의 이야기는 더 큰 농업ㆍ농촌의 걸음에 필요한 길잡이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