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촉발한 ‘모바일’이 일상생활과 비즈니스 전반을 파고들고 있다. 모바일은 개인에게는 편리한 ‘모바일 라이프’를, 기업에게는 비즈니스 모델 변화와 비즈니스 프로세스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여기에 ‘클라우드’가 결합되면서 인터넷 세상의 변화는 가속도가 붙고 있다.

사진_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삼국지ㅣ오카지마 유시 지음ㅣ김정환 옮김ㅣ예인 펴냄.jpg ‘혁신’의 대명사가 된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불을 붙인 인터넷의 새로운 세상. 이 거대한 변화를 주도하는 주체는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3사다. 세 기업이 바꾸고 있는 인터넷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삼국지>는 클라우드와 모바일 시대를 맞아 산업 전반의 패권을 놓고 벌이는 세 기업의 경쟁을 다루고 있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세 기업은 어떤 구상과 전략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을까?


‘클라우드(Cloud)’는 새로운 인터넷의 모습이다. ‘하늘 위 구름 저편’에 국경을 초월해 세계적으로 분산된 거대한 병렬 컴퓨터가 있고, 우리는 그걸 유무선 인터넷을 통해 활용한다. 정보 저장이나 계산 처리가 구름 속에서 이뤄진다. 기업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개인은 필요한 문서나 동영상, 음악 파일을 꺼내 쓴다. 클라우드에 접속할 수 있는 디바이스(창문)만 있으면 된다. 이론적으론 기업의 전산실이 필요 없는 세상이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이라는 초거대 IT기업이 전 세계 곳곳에 구축한 대규모 데이터 센터들의 유휴 자원을 ‘임대’해주면서 클라우드는 시작됐다.


우리는 지금까지 ‘개인용’ 컴퓨터(PC)를 사용해왔다. 몇 년에 한 번씩 새로 나온 고사양의 PC를 구매해 필요한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관리하며 사용했다. 기업도 고가의 서버를 구매해 IDC(인터넷데이터센터)나 자체 공간에 모셔놓고 서비스를 했다. 하지만 이제 고가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소유하지 않고도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쓴 만큼만 비용을 내고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물론 서버나 PC도 사용될 것이다. 과거 장롱예금을 위해 금고(PC, 서버)를 각자 구매해 사용해오다 은행(클라우드)이 등장하면서 편리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대세가 되었지만, 여전히 우리는 일정 부분 현금을 보관할 필요를 갖고 있으니까.


이렇게 클라우드 환경이 도래하면서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의 패권경쟁이 시작됐다. 지금까지의 세상에서 윈도우라는 OS를 장악해 한 시대의 패권을 확보했던 마이크로소프트처럼, 클라우드 세상에서도 플랫폼(OS)을 장악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개인용 컴퓨터 시대의 승자였다. 한 사람이 고성능의 컴퓨터를 한두 대씩 보유하는, 그리고 기술의 진보에 따라 계속 새로운 컴퓨터와 OS(윈도우)를 새로 구매하는 시대. 마이크로소프트의 전성시대였다. 그러나 세상은 바뀌었고 게임의 규칙이 달라졌다. 클라우드 시대의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략은 혁신적이지 않다. 보수적이다. 기존의 윈도우나 워드 같은 소프트웨어도 계속 판매하는 동시에 클라우드에서도 돈을 벌겠다는 생각이다. ‘기득권’을 갖고 있는 입장에서는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윈도우 애저라는 클라우드용 윈도우(서버 OS)를 통해 급격한 변화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들을 노리고 있다. 불리하지 않은 모습이다. 문제는 클라우드 시대의 핵심으로 떠오른 휴대용 단말기와 그 OS다. 아이폰, 아이패드의 애플과 안드로이드의 구글에 밀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신의 전략으로 클라우드 시대에서도 OS라는 플랫폼을 장악하며 또다시 패권을 차지할 수 있을까?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의 구글(Google)은 클라우드 시대의 선두주자다. 전략도 혁신적이다. “집(PC)에 물건을 놓아둘 필요 없다. 창문(단말기)을 통해서 구름(클라우드) 저 너머에 있는 정보와 소프트웨어를 필요할 때 그냥 꺼내 쓰기만 하면 된다”고 우리를 설득한다.


“모든 정보를 인터넷으로!”를 외치며 마이크로소프트가 패권을 장악하고 있는 PC가 아닌 인터넷으로 모든 정보와 소프트웨어를 유도하고 있다. 구글 독스(docs), G메일 등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프로그램과 정면으로 대결하고 있다. 클라우드 시대에 맞는 독자적인 인터넷 브라우저 크롬(창문)과 OS인 크롬OS를 통해 플랫폼 장악도 시도하고 있다. 인터넷 시대의 패권을 잡은 구글과 PC시대의 패권을 잡은 마이크로소프트가 클라우드라는 격변기에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모습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휴대용 단말기 분야에서도 구글은 안드로이드 OS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구글은 자신의 전략대로 클라우드와 그것에 접속할 단말기인 창문 모두를 장악할 수 있을까?


스티브 잡스의 애플(Apple)은 요즘 제일 가장 각광 받는 기업일 것이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처럼 클라우드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고 있지는 않지만, 클라우드에 적합한 아이폰과 아이패드라는 혁신적인 단말기를 통해 클라우드의 ‘과실’을 따가고 있다.


애플의 힘은 클라우드 시대의 단말기의 전형인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내놓은 것에서 나온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클라우드 자체를 놓고 경쟁할 때, 애플은 그 클라우드를 볼 수 있는 창문(단말기) 시장을 장악했다. 여기에 애플 생태계(에코 시스템)를 완성한 마켓플레이스이자 구매 관리 소프트웨어인 아이튠즈가 결합되면서 지금의 애플이 완성됐다. 고객의 지갑을 여는 능력 면에서 애플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에 비해 압도적이다. 애플은 그 여세를 몰아 모바일미(MobileMe)를 통해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 애플은 클라우드 시대에 구름을 바라보는 가장 멋진 창문(단말기)을 만들어내고 콘텐츠 유통 경로를 계속 장악할 수 있을까?


우리는 과거 윈도우라는 OS를 통해 PC 시장의 패권을 차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략에 감탄했다. 그 후 검색으로 인터넷 시대를 장악한 구글, 애플 생태계를 통해 최고의 기업으로 우뚝 솟은 애플의 전략에 놀랐다.


이제 또 새로운 인터넷 세상이 열리고 있다. 책은 어떤 전략으로 변화하는 클라우드와 모바일 시대를 맞이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