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해마다 1천여 종의 동식물들을 지구에서 쓸어내고 있다.”

 <마지막 기회라니?>는 코믹 SF 작가 더글러스 애덤스가 우연히 세상에서 스무 마리밖에 남지 않은 흰코뿔소와 마흔 마리만이 남아 사투를 벌이는 작은 새 카카포에 대해 알게 되면서 시작한 여행의 기록이다.

 

지은이는 호화로운 생활을 뒤로 하고 1년 여간 마다가스카르, 코모도 섬, 콩고, 뉴질랜드 코드피시 아일랜드, 양쯔강, 모리셔스 등지를 탐사하게 된다. 그는 세계적인 동물학자인 마크 카워다인과 동행해 지구 구석구석의 오지에서 멸종위기 동물을 지키기 위해 인생을 바치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결의와 노력이 아니라면 ‘멸종위기’는 순식간에 ‘멸종’으로 뒤바뀔 수도 있음을 확인한다. 세계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가속도로 멸종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물론 멸종은 수백만 년 동안 일어났다. 동식물은 인간이 등장하기 훨씬 전에도 사라졌었다. 하지만 멸종의 속도가 달라졌다. 수백만 년 동안은 한 세기에 평균 한 종이 멸종했다. 그러나 선사시대 이후에 일어난 대부분의 멸종은 지난 300년 사이에 집중되었다. 그리고 최근 300년 동안 일어난 대부분의 멸종은 지난 50년 사이에 일어났다. 그리고 지난 50년 사이에 일어난 대부분의 멸종은 지난 10년 사이에 일어났다.

 

지은이는 전문가들만이 관심을 가졌던 이 같은 멸종위기 문제에 일반인의 관심을 불러모으기 위해 직접 몸을 던졌다. ‘무지한 문외한’을 자처한 그의 활약은 어처구니 없는 해프닝의 연속이다. 코모도 섬에서 왕도마뱀을 만나 깜짝 놀라거나, 양쯔강 돌고래를 인터뷰하겠다고 콘돔으로 수중마이크를 급조하고, 기적적으로 자연 생태계가 보전되고 있는 섬에 뛰어내리다 익사 위기에 빠지는 등 난처한 상황에 빠진 모습을 재치 있게 그려낸다.

 

지은이는 지구 구석구석 자연의 눈부신 아름다움과 경이로운 다양성을 펼쳐 보인 후, 코 앞에 닥친 임박한 위험의 심각성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뉴질랜드의 사랑스러운 카카포, (이 책이 나오고 나서 멸종된 것으로 보이는) 중국 양쯔강의 민물돌고래, 인도양의 희귀한 모리셔스황조롱이, 콩고의 마운틴고릴라와 흰코뿔소 등 소중한 동물들과 함께하는 이 책은 야생의 오디세이이며, 더 늦기 전에 우리가 지켜야 할 것들을 알려주는 시의 적절한 보고서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