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글쓰기>는 자서전이나 수필과 같이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남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생각을 모으고, 모은 생각을 글로 끌어내고, 그 글을 쓰고 다듬는 법 등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글쓰기가 대단하고 거창한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이미지_ 내 삶의 글쓰기, 빌 루어바흐 외, 홍선영, 한스미디어.jpg *내 삶의 글쓰기, 빌 루어바흐 외, 홍선영, 한스미디어.

 

기억나는 동네의 지도 그려보기부터 오래된 사진에서 이야기 끄집어내기, 자신만의 목소리가 발산하는 힘을 느껴보기 위한 공개적으로 편지 쓰기에 이르기까지, 이 책의 지은이인 빌 루어바흐는 창조적 논픽션에 몸담은 모든 작가들이 아이디어를 불러올 수 있는 독특한 기술을 소개한다. 또 자신의 삶을 조금 더 뚜렷하게 바라보는 법을 알려주면서, 삶의 이야기가 얼마나 멋진 글이 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이 책엔 45년 동안 기자생활을 하고 은퇴했지만 자신에 대해 단 한 줄도 쓰지 못하고 있는 사람을 비롯해 학교에서 글쓰기를 가르쳤으나 자신의 글은 번번이 언론이나 출판사에서 퇴짜 맞는 고등학교 교사, 아직 인생을 살아보지도 않았다는 대학 3학년생 등 다양한 사람들이 지은이의 글쓰기 강연을 통해 자신의 삶을 글로 풀어나가는 방법이 소개된다.

 

✔ 대부분의 책에서는 ‘나’ 혹은 1인칭 화자가 생략되어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나’를 그대로 드러낼 것이다. 자기중심주의 이것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다. 우리는 쉽게 잊어버리고 말지만 책에서 화자는 언제나 1인칭이다. 나에 대해 나보다 잘 아는 사람은 없다. 내가 제일 잘 아는 것도 나 자신이다. 자신이 아닌 다른 것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자신에 대해 더는 말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나는 내 경험이라는 비좁은 틀에 갇혀 있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책은 특히 일생이라는 거대한 글감을 좇으며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가려는 초보 작가들의 길잡이 역할을 해준다. 아울러 일반적인 글쓰기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자서전에서 작가의 어떤 면모가 드러나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책에 따르면, 글쓰기에서 제일 큰 적은 지나친 기대를 하는 것이다. 지은이는 하루아침에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내겠다는 야심 찬 포부는 접고 자신만의 진솔한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데 주력해볼 것을 권한다. 지나치는 모든 풍경과 사람들에 마음을 준 버지니아 울프처럼 모든 것에 동정심을 품고 그들을 유심히 살펴 글에 투영하는 연습을 할 것을 주문한다.

 

✔ 처음에는 시간이 한없어 보여서 그것이 감옥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그런데 내 유년 시절을 들여다보고 있자니(이는 자신의 죽음 이후를 들여다보는 것 다음으로 좋은 일이다) 의식이 섬광처럼 잇달아 번쩍이면서 깨어났다. 의식은 점차 간격을 좁혀가면서 번쩍거리다가 이내 지각이라는 밝은 벽을 만들어냈고, 기억은 그 사이로 미끄러져서 잡히지 않았다.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누구의 기억도 완벽히 진실할 순 없다. 하지만 작가가 이 사실을 염두에 두고 자신의 기억을 최대한 진솔하게 이야기하면 그 꾸밈없는 진심이 독자에게 그대로 전달되기 마련이다. 어린 시절의 사소한 기억들을 이야기 지도로 상세히 그리면서 자신도 모르게 묻어뒀던 기억들을 하나씩 끄집어낼 필요가 있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은유가 빛나는 문장은 그 의미가 더욱 다채로워진다. 흔히 알지 못하는 사실, 낯선 대상, 꼬집어 말하기 힘든 일을 설명할 때나 독자들에게 익숙한 일을 설명할 때, 그 대상을 은유로 표현하면 그 의미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은유가 빛나는 글은 더욱 강력하고 깊은 울림을 내며 더욱 명료해진다. 은유는 의미의 층을 몇 겹씩 덧대어 은연중에 독자들을 만족시킨다. 지은이는 문학 작품, 주변 광경, 기억 속 장면에서 은유를 찾아보고 이를 자신의 자서전에 옮겨보는 연습을 해보자고 이야기한다.

 

책은 이외에도 좋은 글의 기본적인 가치를 알고 이를 자신의 글에 적용하는 방법을 비롯해 자신만의 구조와 틀을 자신의 글에 적용하는 법, 나아가 출판사와 매체에 자신의 글을 올리는 법 등을 소개한다.

 

[지데일리/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