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IT 기업을 직접 설립하고 경영한 경험인 있는 지은이 제프리 스티벨은 이 책에서 “인터넷은 뇌로 진화할 것이며, 그것은 우리의 삶을 이제까지와는 다른 차원으로 바꿀 것”이라고 주장한다. 향후 모든 거래와 관료 체제, 우리의 일상생활은 서로 대화하는 기계들에 의해 다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터넷 세계의 천재들은 이를 ‘웹 3.0 시대’라고 정의한다.

 

지은이는 인간의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기술의 등장 이후 사람들의 세계관과 생활 패턴이 급격하게 변화했다는 점에서 항공 기술과, IT 기술은 같다고 보고 있다.


* 구글 이후의 세계, 제프리 스티벨, 이영기, 웅진지식하우스

지은이는 구글의 창업주인 래리 페이지가 스탠퍼드 대학원에서 인공지능의 최고 권위자인 테리 위노그래드 아래에서 뇌 과학을 공부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구글의 검색엔진을 설계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말한다. 또 아마존과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유수의 인터넷 업체들이 ‘인간의 뇌를 닮은 인터넷 구현’을 은밀히 비즈니스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절대 강자들이 스탠퍼드, 브라운, MIT, 하버드 대학교의 뇌 과학자를 핵심 인재로 채용하는 이면에는 급격한 환경 변화에 대한 불안감이 짙게 깔려 있으며, 그들이 내다보는 변혁의 시기는 길어야 5~10년 후라고 지은이는 설명한다.

 

이미 하드웨어인 컴퓨터에 인간의 뇌가 작동하는 방식을 적용하는 사례가 등장했다. 최근 IBM은 인간 두뇌의 인지 능력, 행동력을 모방한 컴퓨터 칩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IBM의 6개 연구소와 5개 산학협력 대학교가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지원을 받아 3년 전부터 착수한 결과다.

 

뇌-인터넷에 가장 주목하는 구글은 5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온라인 광고와 뇌 반응에 대한 연구에 투자했다. 일본은 ‘뇌의 세기’를 선포하고 2016년까지 2조 엔의 연구비를 뇌 과학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글로벌 대기업의 CEO 상당수는 ‘뇌로 진화하는 인터넷’에서 기회와 위협의 요소를 미리 읽어내며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실험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글로벌 대기업과 선진국의 행보는 이러한 통찰력의 산물이다.

 

“인터넷은 뇌로 진화할 것”

 

지은이에 따르면, IT라고 하면 컴퓨터나 아이폰과 같은 하드웨어, 그에 수반하는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떠올리기 십상이지만, 실상 IT(Information Technology)의 근간은 ‘정보’를 다루는 데 있으며, 정보 처리에 관련된 기본 개념과 원리를 제공한 학문이 바로 인지과학이다.

 

이러한 인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지은이는 ‘인터넷은 뇌’라고 단언한다. 이는 단순히 인터넷이 지능의 반영이라는 의미 이상으로, 인터넷이 실제로 지능을 구현한다는 뜻이다. 뉴런이 축색돌기와 수상돌기로 연결돼 있듯 컴퓨터와 웹사이트는 이더넷과 하이퍼링크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구조적으로 동일하며, 둘 다 거대한 정보 저장소이자 검색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동일한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개개의 컴퓨터는 뇌의 뉴런인 셈인데, 뇌와 마찬가지로 인터넷(하드웨어인 컴퓨터)도 진화하고 있다는 것도 같다. 진화의 끝에서 그는 지능을 가진 인터넷이 사람들의 생각을 읽고 그에 맞는 웹의 정보를 스스로 조합해내는 세계가 펼쳐질 것이라고 지은이는 주장한다.

 

그렇다면 ‘생각하는 인터넷’은 어떤 모습일까.

 

지은이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하게 계산하고 예견하는 기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라고 말한다. 인간의 뇌는 정확한 계산 도구가 아니라 경험과 어림짐작으로 작동한다는 것이 뇌 과학자들을 통해 밝혀져 있기 때문이다. 또 새로운 기억을 받아들이기 위해 오래된 기억을 지우고, 중요한 것을 기억하기 위해 반복해서 기억을 재구성하는 뇌의 습관을 받아들인 인터넷으로 재탄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구글 이후의 세계에 그 누구보다 민감한 구글은 ‘세계의 모든 정보가 단지 우리들 생각 가운데 하나일 뿐인 미래’를 구상하고 있다. 이미 인류의 지식인 방대한 책을 스캔하고, 지구 표면을 샅샅이 스캔하고 있는 구글은 그 정보를 다룰 ‘생각하는 인터넷’의 출현을 준비하고 있다.

<함께하는 우리들의 세상이야기 ⓒ지데일리 gdaily4u@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