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 앞에 당당할 것과학 2012. 5. 16. 12:03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
<지데일리> 천문학적인 비용의 허블 우주 망원경이 고장이 났을 때,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는 사람을 우주선에 태워 직접 허블 우주 망원경을 수리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고 사람을 우주로 보내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대처였을까?
리처드 뮬러는 이에 대해 “아니다, 그냥 하나 더 만들어서 띄우는 편이 더 경제적이고 효율적”이라고 말하다. 지난 챌린저호와 컬럼비아호 폭발 사고를 보며 사람들이 충격에 빠졌을 당시 지은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놀라워한다. 우주로 사람을 띄우는 것은 당연히 사고의 위험을 감수해야만 한다는 설명이다.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 리처드 뮬러, 장종훈, 살림
새롭고, 흥미진진하며 수식이 없이도 물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쓰인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은 수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과학 명문인 UC버클리의 2009년 재학생들이 선정한 최우수 강의 ‘미래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을 엮은 것이다.
책은 무엇보다 유례없이 다양한 최첨단 기술이 개발되고 국가나 인류의 미래를 두고 논란이 들끓는 지금, 자신의 이익을 위해 대중을 미혹시키지 않는 진실한 과학 이야기를 들려준다.
과학 기술은 이미 우리 정서 속 깊숙한 곳까지 들어와 있다. 어떤 이는 꿈을 좇는 돈키호테처럼 가까운 시일 내에 소위 ‘대박’의 꿈을 안고 언제 상용화가 가능할지도 예측할 수 없는 최첨단 산업의 주식에 베팅한다.
이러한 경향은 국가적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정치가들은 새로운 부를 가져다 줄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유망 과학자들과 친분을 쌓아 그 대중적 인기에 편승하기 급급하다. 과학 기술은 이렇게 경제 정치의 영역에서 대중들의 기대와 오해의 대상이 된다.
소위 전문가 집단이 양측에서 첨예하게 대립하며 논쟁을 벌일 때, 일반인들은 대체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하는지 알 수 없다. 어떻게 하면 복잡한 과학 이론들로 무장한 경고성 발언을 들으며 선전 선동을 당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 책에서 다루는 예시의 대부분은 지은이가 직접 연구에 참여했거나, 전문가들에게서나 들을 수 있는 것으로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고급 정보다. 저명한 물리학자이자 정책전문가로 활동한 지은이는 이 책에서 일반적인 과학자들의 논의에서 찾아볼 수 없는 현실성과 생생한 현장감을 전하고 있다.
책은 과학 비전공자를 위한 교양 수업을 바탕으로 한 책이지만 꽤 심도 깊은 논의를 담고 있어 과학을 전공한 사람에게도 충분히 흥미롭다. 또 열량으로만 따지면 TNT 1톤을 터뜨리는 것보다 남성들에게 초콜릿 1톤을 먹이는 게 훨씬 더 파괴력이 클 것이라고 설명하는 등, 넘치는 유머감각도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지도자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과학자들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거나 과학 이론에 압도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그는 앞으로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는 그의 학생들에게, 그들이 훗날 지도자가 돼 어떤 일에 대해 정책을 세우고 판단을 내려야만 할 때 무엇을 알고 있어야 할지를 알려 준다.
특히 모든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슈와 관련한 물리학적 내용을 빠짐없이 다루면서도 경제성, 효율, 앞으로의 발전가능성 등, 다양한 시각으로 이를 분석해 전달해 주고 있다.
'과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구를 돌보는 맛있는 실천 (0) 2012.05.22 우리가 모두 부지런하다고? (0) 2012.05.19 "인터넷은 뇌다" (0) 2011.09.19 요리는 과학입니다 (1) 2011.09.03 치유가 필요한 지구 <지구의 노래> (0) 2011.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