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년 동안 수백만 권의 책이 개인의 발전과 행복을 항상 외부적 조건과 연결 짓고 IQ 등으로 수량화했습니다. 그런데 과연 인간의 성취와 행복을 수치화할 수 있을까요? 인간을 예측 가능하다고 믿은 잘못된 편견이 우리 삶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면 어떻까요?

 

실제로 임계점을 돌파한 빛나는 전문가들은 그들이 지닌 재주와 지능이 아니라 ‘관계’를 통해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들에게 있어 관계는 때로 전혀 다른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하고, 인생을 뒤바꾸는 원리로 작동했습니다.

 

   *소셜 애니멀, 데이비드 브룩스, 이경식, 흐름출판

 

데이비드 브룩스는 <소셜 애니멀>에서 관계와 만남을 통해 성장하는 인간의 본성을 밝히며 경험과 학습, 가풍, 주변 사람과 문화, 제도의 중요성을 다루고 있습니다. 무엇이 인간을 진정한 성취와 행복으로 이끄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죠.

 

이 책에서 정의하는 ‘사회적 동물(Social Animal)’은 우리가 기존에 알던 개념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라거나 이익을 위해 서로를 이용하는 게 유익하다는 차원이 아닌, 관계가 사람의 성취와 행복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무엇보다 관계가 사람을 창조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관계의 중요성을 설명합니다.

 

 

"무엇이 인간을 진정한 성취와 행복으로 이끄는가"

 

그렇다면 지은이는 왜 새삼 ‘사회적 동물’을 새로운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걸까요?

 

지은이는 ‘인간은 합리적 동물’이라는 인간 본성관이 오히려 우리 삶을 망치고 있다고 말합니다. 사람을 수치화·계량화할 수 있다는 잘못된 편견이 우리를 한 방향으로 몰았다는 것이죠. 그리고 이는 판에 찍은 듯 똑같은 성공을 조장해왔다고 꼬집습니다.

 

우리의 사정도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그동안 강남학군, 명문대, 일류직장이라는 소위 ‘스테레오 타입’에 의거해 우리의 인생을 재단해왔습니다. 성공의 롤 모델에 조금이라도 가까운 삶을 살지 못하면 평균 이하 혹은 루저가 됐습니다.

 

그렇지만 이 로드맵의 역효과는 개인은 물론 사회 전반에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교육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시절이지만 중·고등학교를 자퇴하는 학생들의 숫자는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일류대를 졸업한 똑똑한 정치인들은 어떤가요? 쓸모없는 여려 정책을 만들어내며 예산과 인력을 낭비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은이는 이 모든 일이 피상적인 인간관에서 비롯됐다고 말하며, 겉핥기식 교육과 제도가 한 개인과 사회를 어떻게 불행하게 만드는지 피부에 와 닿는 생생한 사례를 통해 보여줍니다. 더불어 과연 인간의 잠재력과 성취를 수치화할 수 있는지, 아이큐와 학벌은 과연 성공의 전제조건인지,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해 우리가 정말 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합니다.

 

지은이는 우리가 익히 아는, 임계점을 돌파한 빛나는 전문가가 그들의 재주와 지능이 아니라 관계를 통해 성공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원래 이성이 아니라 감정과 무의식에 따라 움직이며 관계야말로 감정과 무의식을 만드는 핵심 소스라는 것입니다.

 

지은이는 이를 증명하기 위해 ‘헤럴드’와 ‘에리카’라는 두 주인공을 등장시키고, 두 사람의 탄생부터 죽음까지를 이야기합니다. 두 인물을 통해 사람이 태어나 부모와 교감하고 학습하며 우정을 쌓고 그리고 사랑에 빠지고 일을 하며 지혜를 쌓고 늙어가는 한평생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지은이는 특히 인생의 시기별로 다양한 사람과 관계를 맺는 방식을 세밀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 관계는 때로 전혀 다른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하고, 한 사람의 인생을 뒤바꾸는 원리로 작동합니다.

 

마치 루소가 <에밀>에서 주인공 ‘에밀’을 통해 교육의 중요성을 설파한 것과 같이 지은이는 헤럴드와 에리카의 한평생을 통해 만남과 관계가 어떻게 한 사람의 성취와 행복을 결정짓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책의 두 주인공은 특별한 재능을 타고나지도, 대단한 지능을 갖지도 않았지만 경이로울 만큼 멋지고 충실하게 인생을 살았습니다. 평범하기 짝이 없는 그들은 어떻게 비범한 성취를 이룰 수 있었을까요? 그리고 지능과 재주가 뒷받침되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잘못된 성공 패러다임의 해법은 무엇일까요? 바로 이 책에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