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시대와 상호작용을 하듯 역사도 현실과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하며 생명력을 얻는다고 한다. 우리에게 알려졌거나 그렇지 않았던 인물들이 살았던 바로 그 시대, 그들은 세상과 어떤 영향을 주고받았을까?

인문학자들이 뽑은 세계사 인물 오디세이ㅣ구범진 외 지음ㅣ서해문집 펴냄

 

 :::모든 사람은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기도 하지만, 작든 크든 그에 대해서 반응하고 도전하면서 변화의 요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따라서 각 인물이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을 넘어서 새롭게 구축하고자 했던 이상과 목표,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 투여했던 실천적 움직임에 보다 많은 비중을 두고자 한다.:::


 

《인문학자들이 뽑은 세계사 인물 오디세이》는 수많은 역사가 쌓이고, 다양한 인물의 삶이 겹쳐지면서 만들어 낸 ‘시대’와 그 ‘세상(사회상)’을 체현해 나간 인물들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각 인물들이 어떠한 시대를 살아왔는지, 각 시대의 고유성과 특수성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각 인물들이 자신들을 둘러싼 환경과 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해 어떻게 고민을 하고 활동했는지를 통해 인간의 역동적이고 진취적인 면을 다루고 있다.

 

:::기존 질서에 대한 청년층의 저항이 전 세계에 걸쳐 맹위를 떨치던 1968년뿐 아니라 그의 유해가 발견된 1997년에도 체 게바라는 투쟁의 현장 어느 곳에서나 가장 추앙받는 인물이었다. 저항 세대는 체 게바라에 열광하면서 기존 질서의 제도화·규격화에 대해 염증과 불만을 폭발시켰다.:::


 

이 책의 특징은 총 열일곱의 인물 또는 인물군을 크게 세 범주로 나누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지알렉산드로스, 퀘이커 여성들, 양계초, 전봉준, 체 게바라, 호치민 등 지도자나 개혁가·혁명가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중 잘 알려지지 않은 퀘이커 여성들은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 매춘 여성의 인권을 위해 투쟁했던 이들로 당시 영국의 페미니즘과 여성의 사회적 차별에 대한 지식을 제공한다.

 

이어 트라시마코스, 최치원, 이문건, 그로노비우스, 후쿠자와 유키치, 이오덕 등 지식인 집단을 다룬다. 이들은 우선 지단에 비해 덜 알려진 인물이지만, 당대의 지적인 흐름과 사회적 풍토를 구축하거나 반영했던 인물들이다. 특히 이문건과 그로노비우스는 일기와 서간문을 남겨 16세기와 17세기 그들이 살았던 사회의 모습을 생생하게 재구성해 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몽타유 사람들, 메노키오, 메네트라, 시팅불, 강주룡 등 역사적으로 큰 족적을 남기지 않은 평범한 인물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이들은 당시 사회상 중에서도 특히 사회적 모순을 온몸으로 겪으며 그 사회를 바꾸기 위한 삶을 살아간 인물들이다. 몽타유 사람들은 신과 교회가 모든 삶의 중심이었던 중세 유럽에서 자유분방하고 인간 중심적인 종교 생활을 했던 이들이다. 강주룡은 일제강점기 식민지 여성 노동자로서 온갖 차별을 겪었던 인물이다. 이들이 일찍부터 의식적으로 시대와 사회를 바꾸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었지만, 시대의 모순을 삶으로 느끼고, 실천으로 그것을 깨 나가고자 했다는 점에서 역사 발전의 가장 중요한 축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동양과 서양,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그들이 살던 시대, 그리고 시대와 인물들이 주고받은 상호작용을 다룬다. 기원전 4세기부터 최근 21세기까지 다양한 시대와 그 시대를 살다 간 인물들을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 이 시대가 어떤 흐름으로 가고 있으며, 그 흐름은 어떤 사람들과 만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출처=지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