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철학하기]


“만약 당신이 누군가의 삶의 한 조각을 기록하려 한다면, 그것은 시간 속에서 아주 작은 삶의 파편을 도려내는 행위임을 기억하라.”


과거 위대한 철학자들은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위대한 사상을 남겼다. 그들의 철학을 아는 것은, 그리고 그들 생각의 통로를 따라가는 것은 삶을 더욱 깊이 있고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들어준다.


그런데 사람들은 ‘철학하기’란 철학자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과연 우리는 과거 철학자들의 결과물로서의 철학을 ‘공부’할 수만 있는 것일까?


<일상에서 철학하기>는 이를 거부하며 나 자신을 알기 위한 노력을, 인내의 쓴맛과 열매의 단맛을, 존재를 확인시키는 생각의 통로를 직접 경험하게 도와준다. 이는 위대한 사상을 익히거나 철학자들이 지나온 생각의 틀을 답습하는 것이 아닌, 오로지 ‘나’로부터 철학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다수의 저서를 통해 철학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르몽드> 등의 매체에서 고정 칼럼니스트로 활약한 저자 로제 폴 드르와는 이 책에서 “뭔가 행동할 수 있는 단초, 말의 실마리, 상상의 계기들을 새롭게 고안해내어, 철학을 탄생시키는 놀라운 결과들을 실제로 느껴보게 하고, 하나의 의문에서 비롯하는 정신적 혼란을 인식하는 것”이라고 밝힌다.


그는 또 직접 실행할 것을 강조하면서 “그러다 보면 흔히 자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던 이치와의 괴리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일상에서 철학하기, 로제 폴 드르와, 박언주, 시공사


판에 박힌 일상의 흐름으로 복귀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보라. “내 방은 나를 어떻게 기다리고 있었을까?” “내 방은 어떻게 변하지 않고 그대로일 수 있을까?” 당신이 부재하는 동안 하나의 현실이 어떻게 변함없이 그대로일 수 있는지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이 책은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사소한 계기들과 직접 소통함으로써 세상을 ‘낯설게’ 보게 하고 전혀 새로운 ‘왜?’라는 질문을 던지게 하는, 진정한 철학 ‘체험’을 선보인다. 여기서 우리는 소크라테스나 아리스토텔레스, 데카르트의 이름을 찾을 수는 없다.


그렇지만 그들의 사상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 속으로 완벽하게 녹아 있으며, 책에서 소개한 체험들을 따라 ‘철학하다 보면’ 그들의 사상이 우리의 생각과 몸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비트겐슈타인은 “철학은 이론이 아니라 활동”이라고 했다. 박제된 철학은 진정한 철학이라 부를 수 없을지도, 또 우리 삶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할지도 모른다. 이 책을 통해 철학을 직접 체험해보고 철학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면 우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진짜 철학’의 본모습을 느낄 수 있다.


집 안에서, 직장에서, 거리에서

"상상할 수 있다면 바로 철학자"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중요한 것과 사소한 것, 즉 근엄한 얼굴에서 풍기는 존경스러운 진지함과 폭소를 유발하는 괴상한 어릿광대를 따로 떼어 생각하는 잘못된 습관부터 고치는 것이다. 핵심은 웃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당신은 이제, 참으로 위대한 사상에 웃음을 떠뜨리는 것은 그것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생각을 버리고 애써야 한다. 위대한 사상들을 존경하는 최상의 방법은 바로 크게 웃어주는 것이다.


이 책에서 주목할 점은,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공간과 우리가 맺어온 관계라는 너무나도 익숙한 환경 속에서 사소하기 그지없는 행동들을 통해 엄청난 낯섦을 경험하게 한다는 것이다. 책이 소개하는 철학 체험은 엉뚱하고 이상하고 심지어 웃기기도 하다.


책은 집 안에서, 거리에서, 직장에서 별다른 도구 없이 실행해볼 수 있는 다양한 체험들을 소개한다. 방 안에서 반복적으로 자기의 이름을 부르기를 비롯해 오줌 누면서 물 마시기, 상상으로 사과 깎기, 천까지 숫자 세어보기, 과식해보기, 머리카락 한 올 뽑기, 파란색 음식물 찾기 등 일상에서 실행하기에 조금도 어렵지 않은 체험들을 소개한다.


이 체험들은 어렵고 따분한 철학 이론 없이도 실생활에서 얼마든지 철학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주 잘 드러내주며, 상상할 수만 있으면 누구나 철학자가 되는 경험을 선사한다.


이 책은 현상에 대한 깊은 생각과 통찰력을 잃어가는 우리로 하여금 끊임없이 의심과 질문을 품게 함으로써 나와 세상을 다차원적으로 이해하고 감춰진 진실을 꿰뚫을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돕는다.


글·한주연 <함께하는 우리들의 세상이야기 ⓒ지데일리 gdaily4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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