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한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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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존재는 쇄선을 이룬다공감한줄 2013. 9. 29. 23:30
모든 존재는 점선도 실선도 아닌 쇄선을 이룬다. 하나하나가 독립 된 존재이고 영롱한 구슬이면서도, 굵고 탄탄한 실선에 꿰인 쇄선을 만든다. 점의 존재가 허무하고 불안하면 염주와 묵주를 굴리지만,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사슬을 벗어나지 못하는 삶을 살아간다. 우리는 점선 위 굵은 점의 세력권에 살면서 쇄선 속의 먹이를 찾아 매일같이 실선과 만나려고 점처럼 떠다닌다. / 황기원 (학고재) 자벌레의 세상 보기저자황기원 지음출판사학고재 | 2013-05-30 출간카테고리기술/공학책소개황기원 교수는 우리나라 도시 건축 분야의 대가다. 30년 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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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공감한줄 2013. 9. 26. 09:11
지난 겨우내, 우리 집 마당을 들르는 길고양이들에게 겨울을 잘 나라고 물과 함께 사료를 준 적 있다. 먼저 온 고양이가 다 먹어버릴 것 같지만, 길고양이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자신도 배고플 테지만, 조금만 먹고 다른 고양이들을 위해 남겨 놓는다. 포유류라면 응당 가지고 있는 나눔과 돌봄의 기본적인 가치들, 그런 것을 잊어버리고 악마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게 한국의 중산층이지 않을까? / 우석훈 (상상너머) 트위터 @gdaily4u 자료도움 gdaily4u@gmail.com 1인분 인생저자우석훈 지음출판사상상너머 | 2012-02-29 출간카테고리시/에세이책소개우리 시대의 전방위 지식 게릴라 우석훈, 대한민국 갑남을녀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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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를 굶겨죽일 뻔했다공감한줄 2013. 9. 25. 18:04
보람의 의미와 보람의 가치, 우린 그걸 너무 잊고 살아가고 있다. 개인들에게 ‘보람 있는 삶’이 사라진 자리를 ‘보람상조’가 대신 채우고 있는 게 아닌가? 뭘 해야 보람 있는지는, 그거야말로 “그때그때달라요”다. 그러나 이제부터라도 보람 있는 삶을 살겠다고 우리가 생각하는 순간, 행복은 파랑새와 같은 것이라는 걸 문득 깨달을지도 모른다. 참 멋진 얘기 아닌가? 집 안에 있는 파랑새를 두고 세상을 헤매고 다녔던 치르치르와 미치르처럼 “돈 좀 원 없이 있으면 좋겠다”고 IMF 이후 10년을 “부자 되세요”를 입에 달고 살았던 우리들은 하마터면 집 안에 있는 파랑새를 굶겨죽일 뻔했다. / 우석훈 (상상너머) 트위터 @gdaily4u 자료도움 gdaily4u@gmail.com 1인분 인생저자우석훈 지음출판사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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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과 떠나보냄은 소망의 여행공감한줄 2013. 9. 24. 21:16
식물에게 가을은 맺음의 시간인 동시에 버림과 떠나보냄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제 몸에 꼭 붙들고 있던 잎을 미련 없이 버리며, 애써 맺은 열매조차 망설이지 않고 떠나보냅니다. 그리 하지 않고서는 매서운 겨울을 이겨낼 수도 없고 종 자체도 이겨낼 수 없다는 것을 저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버림과 떠나보냄은 상실의 체념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위한 소망의 여행인 것입니다. / 김성호 (웅진지식하우스) 트위터 @gdaily4u 자료도움 gdaily4u@gmail.com 나의 생명 수업저자김성호 지음출판사웅진지식하우스 | 2011-09-20 출간카테고리시/에세이책소개시인들이 사랑하는 생명과학자의 평생에 걸친 생명 수업[큰오색딱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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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확실한 행복공감한줄 2013. 9. 24. 18:04
내게 오늘의 작지만 확실한 행복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피식피식 증기기관차 같은 소리를 내며 밥 냄새를 솔솔 피우는 압력밥솥 안에서 지금 갓 지어지고 있는 밥, 아마 그런 거. 이제 갓 지은 밥을 한 술 떠서 입안에 넣으면 나는 그 달큼하고 푸근한 맛에 잠시 행복할 게 확실하니까. / 김주현 (앨리스) 트위터 @gdaily4u 자료도움 gdaily4u@gmail.com 바나나 우유저자김주현 지음출판사앨리스 | 2013-08-14 출간카테고리시/에세이책소개사는 게 쉽지 않은 날, 소소한 그리움으로 추억하는 위로의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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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내가 하게 된 것은…공감한줄 2013. 9. 24. 17:41
그 집을 얻어 들어가면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소리 내어 울어보는 거였다. 아무도 보는 이 없는 곳에서 한바탕 엉엉 울고 싶었던 것이다. 울면서 멀어지는 어떤 존재처럼, 블랙홀 만난 혜성처럼 그저 사라져버릴 작정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곳에서 내가 하게 된 것은 우는 것도 조금씩 사라지는 것도 아니었다. 울음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자꾸만 미뤄지고 있었고 사라지고 싶은 만큼 내 존재는 또렷해졌다. 만져지고, 새삼 분명하게 보이고, 내 몸이 내는 소리를 하루 종일 듣게 된 것이다. 그러다가 나도 모르게 뭔가를 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푸른 수면을 들여다보는 거였다. / 한창훈 손미나 외 (청어람미디어) 트위터 @gdaily4u 자료도움 gdaily4u@gmail.com 소울 플레이스저자한창훈, 백영옥, 손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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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다스리는 두 가지 원칙공감한줄 2013. 9. 11. 22:00
남녀 간에 발생하는 수많은 오해와 긴장, 갈등은 한 사람의 잘못이나 실수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관계의 문제는 두 사람 모두에게 달린 것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상대를 의존하거나 혼자서 모든 일을 책임지게 해서는 안 된다. 항상 상대가 나를 위해 행동하고, 나의 감정을 배려해 주기만을 바란다면 그것은 행복의 주도권을 상대에게 넘기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게 행복을 얻는다고 해도 그것은 내가 주체적으로 얻은 것이 아닌 상대의 노력만으로 얻어진 것이기 때문에 유지하는 힘도 약하고, 그 힘이 약해지는 순간 다시 상대를 탓하게 된다. 그렇기에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고, 표현하고, 치유한 후에는 다시 상대의 상처를 받아들이고, 인정하면서 함께 관계를 세워 가야 한다. / 최광현 (부키) 트위터 @gdaily4u 자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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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은 시발점이자 소실점공감한줄 2013. 9. 11. 08:00
아아, 나는 너무 많이 가졌구나. 천당까지는 안 바라지만 누구나 다 가는 저승문에 들어설 때도 생전에 아무것도 안 가진 자는 당당히 고개 들고 들어가고 소유의 무게에 따라 꼬부랑꼬부랑 허리 굽히지 않으면 버러지처럼 기어 들어가야 할 것 같다. U턴 지점을 이미 예전에 돌아 나의 시발점이자 소실점인 본향을 눈앞에 두고서야 겨우 그게 보이는 듯하다. / 박완서 (열림원) 트위터 @gdaily4u 자료도움 gdaily4u@gmail.com 노란집저자박완서 지음출판사열림원 | 2013-08-30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이 잡는 풍경까지도 그립게 만드는 유머 감각 박완서, 그의 노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