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한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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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몸처럼공감한줄 2014. 1. 27. 11:23
박완서 선생님의 부음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묘하게도 선생님의 얼굴이 아니라 선생님의 소설이 아니라 선생님의 집이었다. 볕이 좋은 어느 날 창가 옆 소파에 소녀처럼 얌전히 앉아 계시던 선생님이 마당으로 고개를 돌려서는 나무며 계절이며 영화며 여행이며 책을 이야기하시는데 연신 나는 선생님처럼 되고 싶다, 가 아니라 이 집에서 살고 싶다, 라고 발음했던 것 같다. 참으로 안도가 되는 평화 속에 한 몸처럼 한 덩어리로 한 풍경을 이루던 사람과 집. 바쁠 필요도 없고 시끄러울 필요도 없고 느리면 느린 대로 고요하면 고요한 대로 흘러가는 삶의 어떤 숨 같은 거, 호흡 같은 거, 우리가 바라는 집이란 결국 이러한 여유 아닐까. / 김민정 (한겨레출판사) - 함께 가는 세상을 봅니다! - [책]으로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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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없을 권리공감한줄 2013. 12. 30. 16:22
대개 꿈은 내가 현재 누릴 수 있고, 즐거울 수 있고, 만끽할 수 있는 것들을 억압하도록 만들어요. … 어른들도, 체제도, 정치권력도, 자본도 한 목소리로 이야기하죠. 꿈을 가지라고. 저는 반대예요. 누구 좋으라고 꿈을 가져요? 미쳤어요? 어차피 한 번 태어나서 한 번 죽는데 평생 하루하루를 절대적인 하루인 것처럼 살아야죠. 우리는 약하게 태어나기 때문에 가면을 써요. 하지만 가면을 죽을 때까지 쓰다가 죽는 인간이 있고, 언젠가는 벗는 인간이 있다는 게 중요해요. 우리가 가면을 벗을 수 있는 인간이 됐을 때, 우리는 강해진 거예요. 한 번 제대로 어른이 된 거고요. 우리는 아픈 추억을 잊고 싶을 때 소비를 해요. 내가 어떤 굴욕으로 돈을 벌었는지 잊고 싶을 때, 억압을 받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물건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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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는 즐거움공감한줄 2013. 12. 30. 16:09
우리는 가진 것이 적을수록 즐겨 하던 일들을 할 시간이 생긴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매주 주말마다 잔디를 깎고 커다란 집과 거기 들어찬 물건들을 관리하며 시간을 보낼 필요가 없게 되니, 이제 온 가족이 함께 자전거를 타고, 산책하며, 소풍가고, 새로 이사온 해안 지역을 돌아보며 시간을 보냈다. 가슴이 확 뚫리는 듯했다. 드디어 스콧은 아버지의 말씀에 담겨 있던 진실을 깨우쳤다. “잔디밭 가꾸기에 그렇게 많은 시간을 쏟아붓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이사하면서 우리의 방식을 새로 생각해볼 기회가 생겼다. 자발적 소박함을 받아들이며 우리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우리가 인생에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충만하게 살고 있을까? 인생은 한 번 뿐이고 하루의 시간은 제한되어 있다. 집 크기 줄이기가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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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富의 변심공감한줄 2013. 12. 26. 22:18
부로 인해서 변질되는 이들을 너무 많이 보아왔다. 돈은 은행에 있고 사람은 병상에 있거나, 돈은 은행에 있고 사람은 감옥에 있거나, 돈은 은행에 있고 사람은 무덤에 있다. 이는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다들 부자가 되려고 하는 시대, 심지어 노인들도 하루 종일 죽치고 앉아 알록달록한 주식 전광판의 숫자를 주시하면서 쭈글쭈글한 얼굴에 희열과 초조함이 교차하는 시대를 살고 있으니 무엇을 더 말하겠는가? / 루쉰화 (중앙M&B) [책]으로 [만]나는 [세]상 ⓒ지데일리(2010-2013)자료도움 gdaily4u@gmail.com 트위터 @gdaily4u 부의 본심저자루신화 지음출판사중앙M&B | 2013-07-29 출간카테고리경제/경영책소개물처럼 흐르는 부의 성질을 아는 자가 재물을 지배한다!『부의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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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다'라는 거짓공감한줄 2013. 12. 25. 12:17
말은 마음의 거울이고 사회의 반영이다. 우리가 ‘같다’ 말병에 걸려 있는 까닭은 이 세상이 거짓세상이기 때문이다. … 제자 같은 학생이 있으니 스승 같은 선생이 있다. 위정자 같은 정상배가 판을 치니 나라가 시끄럽고 지도자 같은 지도자도 매우 드물다. 오천만 동포가 땅 같은 땅을 갈아먹고 바람 같은 바람을 마시며 하늘 같은 하늘을 이고 살고 있다. 정말로 같은 것 같은 세상이 온 것 같다. / 김진악 (한길사) [책]으로 [만]나는 [세]상 ⓒ 지데일리(2010-2013)자료도움 gdaily4u@gmail.com 트위터 @gdaily4u 이 풍진 세상을 살자니저자김진악 지음출판사한길사 | 2013-11-25 출간카테고리시/에세이책소개이 풍진 세상, 웃음이 없고서야 어찌 견딜까『이 풍진 세상을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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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무는 그 순간부터공감한줄 2013. 12. 24. 17:23
일곱 살 딸아이의 보드랍고 조그만 손이 옆구리를 파고들어 나의 배를 스쳐가는 짧은 순간도 놓치지 않고 바라보면, ‘아! 세상에 이렇게 눈물 나게 따뜻한 위로가 있을까?’ 두 눈에 눈물이 왈칵 고일 만큼 감동적인 순간이 되곤 했다. 아이의 따스한 손이 내 몸을 감싸고 지나간 시간은 불과 10초도 안 되는 찰나지만, 아이의 사랑이 내게 전해지는 순간을 ‘멈추고 바라봄’으로써 세상 속에서 쌓인 하루의 피로가 봄눈 녹듯 사라지곤 했다. 멈추고 바라보는 대상이 반드시 아이처럼 특별한 애정의 대상이어야 하는 것도 아니었다. 눈앞에 있는 그 어떤 대상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온 마음으로 집중하면 나는 온전히 ‘지금 이 순간’에 머물 수 있었다. / 하이힐과 고무장갑 (샨티) - 함께 가는 세상을 봅니다! - [책]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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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0개공감한줄 2013. 12. 18. 21:25
뉴욕에서 두 번째로 큰 공원인 프로스펙트파크는 자원봉사자들이 결손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엄마 역할을 해줘서 청소년 진학률을 높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런 외국 사례를 통해 상상해 봅니다. 서울에 공원이 2600개예요. 어마어마한 자원이죠. 그것만 잘 작동해서 청소년 범죄나 자살률이 떨어지지 않을까. 공원을 단순한 녹지로 치부하지 말고 사회적 의미들을 구현해 보고 싶습니다. / 천호균 외 (소란) [책]으로 [만]나는 [세]상 ⓒ지데일리자료도움 gdaily4u@gmail.com트위터 @gdaily4u 도시기획자들저자천호균, 이채관, 이강오, 오형은, 최정한 지음출판사소란 | 2013-11-11 출간카테고리정치/사회책소개좋은 도시는 어떻게 가능한가! 그것을 탐색하고 실현해 가는 7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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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힌 마음이 열릴 때공감한줄 2013. 12. 18. 21:11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용기와 도움이 필요하다. 우리는 세계 안에서 개별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 어떤 사람의 내면이 혼자 감당할 수 없는 고통에 의해 세계와 단절되고 고립되어 있다면 우리는 기꺼이 그를 향해 손을 내밀어야 한다. 인간은 언제나 전체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이쪽의 ‘나’와 저쪽의 ‘그’가 ‘있다’라는 것이다. ‘나’와 ‘그’ 사이에는 어떤 거리가 있겠지만, 좀 더 용기 있는 사람이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어야 한다. 그 손의 역할을 시가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닫힌 마음이 세상을 향해 열릴 때 시는 창이 될 것이다. / 김성리 (알렙) [책]으로 [만]나는 [세]상 ⓒ지데일리자료도움 gdaily4u@gmail.com트위터 @gdaily4u 꽃보다 붉은 울음저자김성리 지음출판..